'방구석 1열'에서는 시대를 읽어낸 영화 '1987'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18일 방송된 JTBC '방구석 1열'에는 영화 '1987'을 연출한 장준환 감독이 출연했다.
이날 '띵작 매치' 코너에서는 '1987'(장준환 감독)과 '택시운전사'(장훈 감독)를 둘러싼 얘기가 전해졌다. 두 작품 모두 한국 현대사를 총망라하며 관객들에게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 한국 영화의 역작. 역사를 통해 지금 세대에게 질문을 던지는 두 영화의 메시지는 '방구석 1열'을 통해 또 한 번 먹먹한 감동을 선사했다.
'1987'이 새겨진 모자를 쓰고 온 장준환 감독은 "땡볕에서 촬영을 하다 보니까 아내 문소리가 스태프들이랑 쓰라고 마련해줬다"고 말했고, 유시민은 "애처가가 아니라 경처가다. 언어를 들어보면 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는데, 사랑하는 것뿐만 아니라 존경하더라"고 말했다.
장준환 감독의 가족들 역시 '1987'에 출연했다. 문소리는 데모를 이끄는 시민으로, 딸 연우는 김태리네 문방구에 온 귀여운 아이 역할로 열연을 펼쳤다. 장준환 감독은 "어떤 역할이라도 같이 하고 싶었다. 아내가 시나리오를 읽더니 '눈 씻고 찾아봐도 내가 할 역할이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특히 '1987'의 역주행 흥행을 이끌어 낸데는 강동원의 활약이 있었다. 강동원은 故 이한열 열사의 역할을 맡아 영화의 의미를 더했다. 장준환 감독은 "처음 시나리오에서는 이한열 열사인지 모르겠다. 그냥 잘생긴 학생이었다. 실제로 저는 이한열 열사가 잘생겼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그 시절을 함께 한 유시민은 "실제로도 굉장히 잘 생긴 사람이 맞다"고 말했다.
지난해 스크린에는 80년대의 역사를 다룬 두 편의 영화 '택시운전사'와 '1987'이 관객들을 만났다. 천만 영화 '택시운전사'에 이어 '1987'이 개봉한 것에 대해 장준환 감독은 "혹시 김이 빠지지 않을까? 걱정도 없잖아 있었지만 1987년은 1980년의 광주의 연장선이다. 두 영화가 이어져서 우리 국민들에게 현대사가 어땠는지 잘 전달이 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 정부에서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장준환 감독은 "제가 별로 한 게 없는데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면서 "일각에서는 결혼을 잘못 했다는 얘기를 하더라"고 아내 문소리를 언급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다만 거기에 독심술을 하는 분이 있었던 것 같다. '1987' 개봉 후에 이래서 기를 쓰고 블랙리스트를 작성해서 관리하려고 했구나'는 댓글을 보고 너무 뿌듯했다"고 말했다.
서슬 푸른 감시 아래 '1987'을 만들어야 했다는 장준환 감독은 "흉흉한 소문이 많았다. 캐스팅 들어가기 전까지 비밀리에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며 "그런데 어느날 태플릿 PC가 발견되더니, 최순실이 모 브랜드 신발을 벗어놓고 갔다. 이한열 열사가 시위 현장에서 운동화가 벗어놓고 간 장면이 겹쳐진 아이러니 속에 또 다른 광장이 나타났다"고 하늘이 도왔던 '1987'의 제작기를 전하기도 했다./mari@osen.co.kr
[사진] JTBC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