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불문 항상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 유해진은 그야 말로 믿고 보는 배우 중 한 명이다.
첫 주연작인 영화 ‘럭키’부터 ‘공조’ ‘택시운전사’ ‘1987’까지 연달아 흥행과 호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유해진은 영화 ‘레슬러’로 2018년 첫 포문을 열었다. ‘럭키’ 이후 오랜만에 원톱 주연으로 작품을 이끌어간 유해진은 부담감이 당연히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갈수록 정말 어깨 무게가 무거워지는 것 같다. 책임감도 더 커지고 저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앞장서서 책임져야 한다는 무게감은 정말 많이 있다. 매번 운 좋아서 됐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번에도 그런 운이 같이 따라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든다. 부담도 많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도 책임감이 크다는 그는 “그런 말들이 감사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믿음을 줘야하는 거니까 책임감이 크다. 그래서 믿고 보는데 슬슬 믿음이 없어질까봐 고민도 많고 솔직히 그렇다. 근데 이건 저 뿐만이 아니라 다 마찬가지일거다. 그런 것에 대한 책임감이 많이 무거우실 것 같다. 저 역시도 무게감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그의 고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해진의 이름은 관객들에게 신뢰감을 준다. 그의 연기만큼은 실망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는 것. 유해진 하면 떠오르는 인간미 넘치는 모습과 유쾌함은 그만의 독보적인 캐릭터. 그러나 그는 이런 고정된 이미지에 대한 고민도 있다고 고백했다.
“그런 피로도를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다. 저도 그런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고 사실은 매번 새로울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매번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까. 할 수 있는 것은 그것뿐인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들어오는데 안 하는 것도 또 이상하다. 제 직업인데. 막 많이 하고 그런 건 문제가 있지만. 저는 목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지 하는 그런 스타일도 아닌 것 같고. 대신 그렇다면 할 수 있는 한 현장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것은 뿐인 것 같다. 대신 그냥 열심히 하자. 그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열일’을 이어가고 있는 유해진은 최근 영화 ‘말모이’ 촬영에 한창이다.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이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체력적인 것 보다 다른 걱정이 많다. 체력은 부천 촬영장까지 자전거 타고 가기도 하고 그런 식으로 체력을 키우고 있다. 수도권은 항상 집에서 자전거 타고 다닌다. 그런 게 아침에 기분이 좋다. 힘들기도 하지만 자전거 타고 가면서 이런 저런 생각도 하고 그런 시간이 좋더라. 못하는 운동이 보충도 될 수 있을 것 같고. 물론 제 나이도 있으니까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솔직히 그런 걱정이 더 많이 있다. 그래서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하고. 그것뿐이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mk3244@osen.co.kr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