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더 하우스 댓 잭 빌트'로 돌아온 덴마크 감독 라스 폰 트리에가 칸 국제영화제 도중 처음으로 인터뷰를 갖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난 2011년 영화 '멜랑콜리아' 기자 회견 이후로 7년의 세월이 지났다. 당시 (본인은 농담이었다는)히틀러 관련 발언(히틀러를 이해한다…나는 나치다)은 나치 옹호 논란을 일으켰고 이후 그에게는 '칸 금지령'이 내려졌다. 그리고 수년이 지나 금지령을 푼 그는 다시 충격적인 영화를 들고 돌아왔다.
문제적 감독. 하지만 칸이 사랑하는 남자이자 전세계 영화팬들이 흠모하는 거장인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의 영화에 극한의 호불호가 갈린다는 사실도. 한국 배우 유지태가 깜짝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한 '더 하우스 댓 잭 빌트'는 칸 국제영화제에서 상영 도중 관객 100여 명이 '역겹다'라며 퇴장해 이슈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연쇄살인범 잭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에서 표현된 아이와 여자에 대한 과도한 살인 묘사와 시체 훼손 장면 등이 일부 관객에게 거부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라스 폰 트리에는 담담했다. 그는 자신의 신작 상영후 처음으로 Cineuropa와 인터뷰를 갖고 영화의 반응 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모두에게 사랑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실패한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들(관객)이 영화를 충분히 싫어했는지는 모르겠다. 너무 인기가 있다면 오히려 문제가 생길 것이다. 반응은 적절했다고 본다. 어쨌든 기쁜 마음이다"라고 관객 반응과 평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연쇄살인범에 대해서는 너무 많이 알지 못하지만 사이코패스에 대해서는 조금은 알고 있다. 그리고 나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 만약 내가 그렇게한다면 아마 기자가 될 것이다"라고도 덧붙였다. 그의 블랙 유머는 이미 유명하다.
"다시 기자회견을 할 의향이 있냐"고 묻자 "내가 선택권이 있나?"라고 되묻기도.
칸 국제영화제에 다시 돌아온 느낌을 묻자 그는 "환영 받았다. 영화관에 입장했을 때 다들 날 매우 따뜻하게 반겨줬다"라며 "경쟁에서 벗어나는 것도 약간 즐겁다. 그들은 내게 남은 벌로 이번에는 경쟁 부문에 갈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라고 말했다. '더 하우스 댓 잭 빌트'는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또 "지난 7년의 기간 동안 어떻게 달라졌나"란 질문에는 "요즘 나는 더 겸손해졌다고 생각한다"라며 "나는 알코올 중독 문제 때문에 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여기 칸에서 술을 안 마시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그 치료 프로그램에서 조금 휴가를 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영화와 촬영에 대한 계획을 묻자 "Etudes(습작들)라 불리는 일련의 10분짜리 영화 36편에 대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라며 "그것은 조르주 폴티(Georges Polti)의 36가지 극적인 상황을 기반으로 한다(프랑스의 조르주 폴티는 희곡, 소설 등 고금의 명처 1200편을 분석해 극적인 갈등의 국면을 36가지로 분류했다). 영화는 다른 언어로 촬영된다"라고 설명했다. "촬영이 더욱 즐거워지기를 바란다. 난 일하기 시작하면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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