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이 칸영화제 최고 평점을 싹쓸이하며 수상 가능성에 청신호를 켰다.
제71회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버닝'(이창동 감독)은 언론과 평단의 극찬 속에 칸영화제 역대 최고 평점이라는 영광을 거머쥐었다.
'버닝'은 칸영화제 공식 소식지인 스크린데일리에서 칸 역대 최고 평점인 3.8점을 받으며 수상 가능성에 또 다시 청신호를 켰다.
유력 영화지 스크린인터내셔널이 칸영화제 기간 동안 매일 발행하는 스크린데일리는 '버닝'에 역대 최고 점수인 3.9점(4점 만점)을 부여했다. 이는 역대 칸영화제 소식지 사상 최고 평점이다. 지금까지는 2016년 독일의 마렌 아데 감독의 '토니 에드만'이 3.7점으로 최고점을 달렸다. '버닝'은 칸영화제의 극찬을 싹쓸이하며 2년 만에 3.8점으로 이를 경신했다. 특히 스크린데일리에서는 평론가 10명 중 8명이 '버닝'에게 만점을 선사해 눈길을 끈다.
외신 역시 칸 공식 소식지인 스크린데일리가 '버닝'에 최고 평점을 선사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외신들은 "'버닝'이 칸영화제 역대 평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칸의 심장을 제대로 저격한 '버닝'의 활약에 주목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버닝'은 매일 발표되는 평점에서 연이어 신기록을 수립 중이다. 아이온시네마는 '버닝'에게 3.9점(5점 만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부여했고, 21명의 패널들이 모인 ICS(인터내셔널 시네필 소사이어티, International cinephile society)'는 경쟁은 물론, 비경쟁 부문에 오른 모든 영화 중 가장 높은 점수인 4.83점(5점 만점)을 매겼다.
'거장'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신작 '버닝'은 기대만큼이나 만족스러운 작품의 완성도로 칸에서 찬사를 얻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하는 '버닝'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공고하게 쌓아둔 이야기를 이창동 감독의 문법으로 확장시켰다. 세 청춘 남녀의 방황과 분노, 파멸을 순수하게, 때로는 미스터리하게 그려낸 이창동 감독의 신비로운 세계에 칸영화제는 물론, 전 세계가 제대로 홀렸다.
칸영화제 측 역시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들고 돌아온 '버닝'에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칸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리모는 "'버닝'은 대단하고 훌륭하며 강한 영화"라며 "순수한 미장센으로서 영화의 역할을 다했다. 관객들의 지적 능력을 기대하는 시적이고 미스터리한 영화"라고 찬사를 남겼다.
물론 이러한 평점이 칸의 수상과는 결코 직결되지 않는다. 특히 최근 칸은 이러한 평점과는 상관없이 정확히 심사위원단의 취향에 맞는 영화에게 황금종려상을 안겨왔다. 올해는 케이트 블란쳇을 필두로 크리스틴 스튜어트, 레아 세이두, 드니 블뇌브 감독,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 로베르 구에디귀앙 감독, 대만의 배우 장첸, 카자 닌 등이 경쟁 부문 작품들의 심사를 받는다. 평단과 언론의 평점도 중요하지만, 과연 '버닝'이 얼마나 이 경쟁 심사위원들의 취향을 저격했느냐가 황금종려상 수상 여부에 관건이 된다.
'버닝'은 이름처럼 연일 칸을 '버닝'하고 있다. 과연 '버닝'이 한국 영화 최초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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