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칸의 남자’로 불리는 이창동 감독의 신작 ‘버닝’(제작 파인하우스 필름)이 3연속 칸 국제영화제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이 감독의 ‘밀양’(2007)과 ‘시’(2010)는 각각 여우주연상, 각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버닝’ 역시 올해 어느 상이든 받을 것 같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버닝’은 71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지난 16일 오후 6시 45분(현지시간) 첫 상영을 시작했다. 이는 올해 경쟁부문에 진출한 전 세계 총 21편의 작품 중 16번째로 상영된 것이다.
공개 직후 스크린데일리는 3.8점(4점 만점)을, 아이온 시네마는 3.9점(5점 만점)을 안겨줘 두 개의 심사위원 평가에서 모두 1등을 달리고 있다. 물론 평단의 점수와 경쟁부문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나 수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 감독의 새 영화 ‘버닝’의 수상여부에 기대가 모아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8년 만에 칸에 돌아온 신작이자, 일찌감치 수상 가능성이 점쳐졌기 때문. 이날 첫 상영 직후 5분 간 기립박수가 쏟아졌고 외신들의 반응 대부분 호의적이다.
티에리 프리모 칸 집행위원장은 “대단하고, 훌륭하며 강한 영화”라고 평하며 “순수한 미장센으로서 영화의 역할을 다하며 관객의 지적 능력을 기대하는 시적이고 미스터리한 영화”라고 극찬했다.
또 마이크 굿리지 마카오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은 “‘버닝’은 칸에서 본 영화 중 최고였다. 진정한 걸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창동 감독은 최고의 연출력으로 3명의 배우들로부터 최고의 연기를 이끌어내 관객들로 하여금 흥분되고, 심장이 멈출 듯한 경험을 안겨줬다. ‘버닝’은 위험하면서도 아름다운, 쇼킹하면서도 놀라운 영화”라고 평했다.
스크린 아나키는 “최근 20년간 전작의 성취를 뛰어넘어온 이창동 감독의 예술적이고 팽팽한 영화”라 호평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단순하지만 독창성 있는 스토리를 아름답게 빚어낸 로맨틱 스릴러”라고 극찬했다. 버라이어티도 “이창동 감독의 전작과 구분되는 영화”라며 “파격적으로 관습을 벗어난 스릴러 형식으로 오늘날 젊은 세대의 좌절감에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개막 전부터 ‘버닝’을 기대작으로 꼽아온 필름 스테이지는 “나쁘지 않다. 조금은 구시대적인 성 관념을 보여주고 있지만 눈을 뗄 수 없는 영화임은 자명하다”고 했다. 수상자 발표를 하루 앞으로 남겨 놓은 가운데, 이창동 감독과 배우들이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칸(프랑스)=김보라 기자 purplish@osen.co.kr
[사진]파인하우스 필름, 스크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