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보도 인용으로 논란을 빚은 ‘전지적 참견 시점’이 오늘 긴급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는 가운데,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가 어떤 결론을 맺었을지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16일 오전 MBC는 보도자료를 통해 “‘전지적 참견 시점’ 조사위원회 활동이 종결됐다. 조사결과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는 갑자기 정해진 일정으로, 이날 오후 서울시 마포구 MBC사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은 지난 5일 방송분에서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과 세월호 참사 특보를 편집해 내보내 물의를 빚었다. 특히 극우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에서 어묵이 모욕적 단어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지상파 방송사가 종종 휩싸여온 ‘일베 논란’과 맥을 같이 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은 “해당 화면이 선택되고 모자이크처리 되어 편집된 과정을 엄밀히 조사한 후, 이에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공식 사과했고, MBC는 “본사는 긴급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안을 철저히 조사하겠다. 또한 관련자의 책임을 묻고 유사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강구하겠다”고 방송사 차원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전했다.
두 차례의 사과에도 논란은 식지 않았다. MBC 최승호 사장은 “이 사건을 보고받은 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님께 직접 사과하고 철저한 조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조사결과가 나오면 제가 직접 찾아뵙고 다시 한 번 사과드릴 예정”이라고 직접 고개를 숙였다.
오늘(16일) 열리는 ‘전참시’ 기자회견에는 앞서 10일 조사에 착수한 진상조사위원회의 결과가 발표되는 자리다. 당시 MBC는 “세월호 사건 뉴스 화면 사용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구성한 ‘진상조사위원회’가 구성을 완료하고, 활동에 착수했다”며 다양한 인사로 구성된 위원회 구성원을 밝혔고, 2차 조사에는 세월호 유족도 참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약 6일 간의 진상 조사 중에도 잡음은 있었다. 제작진이 세월호 보도 장면임을 인지하고도 방송에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 MBC는 1차 조사 결과 발표와 함께 “현재까지의 조사과정에서 밝혀진 바로는 단체 카톡방에서 세월호를 언급한 대화는 존재하지 않음을 알려드린다”며 이를 부인했다.
‘전참시’는 진상조사위원회의 결과를 기다리는 한편, 이영자를 비롯 출연자들의 충격을 고려해 19일까지 결방하고 녹화를 따로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녹화 일정이 따로 없어 폐지설도 거론됐지만 MBC는 “논의된 바 없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긴급 심의를 거쳐 의견진술을 결정했고, 17일 제작진의 의견진술이 진행된다. 오늘 진상조사위원회의 결과 발표에 따라 향후 ‘전참시’의 운명이 갈릴 예정이다. 이제 ‘전참시’가 풀어야 할 숙제는 무엇일까.
▲ 고의성 여부
가장 관건은 이 사태의 고의성 여부다. 세월호 보도 장면을 선택할 때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었는지, 만약 고의적이었다면 이를 선택한 당사자가 누구인지 등을 정확하게 짚어내야 한다. 만약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이 보도 장면을 알고도 블러 처리를 해 사용을 했는지 등의 여부도 분명하게 밝혀져야 한다.
많은 시청자들이 이 장면을 결정적으로 사용을 하도록 만든 당사자를 색출해 징계하면 되면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 말의 즉슨 시청자들은 납득할 만한 전후관계 설명과 정확한 책임 소재 파악을 원한다는 뜻이다. 물론 책임자의 문책도 피할 수 없지만, 그저 책임자이기 때문에 이를 짊어지고 징계를 받는 결과가 아닌, 누가 어떤 의도로 이를 사용했는지가 공개되는 상황을 바라는 중. MBC가 이를 투명하게 밝히고 공개를 할지가 궁금증을 모은다.
▲ 관련자 징계 및 향후 대책
관련자의 징계와 향후 대책도 ‘전참시’ 측이 공개해야 할 사안이다. 어떤 직책의 인사들이 어떤 징계를 받을지 등을 공개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거기에 자료 화면 인용 가이드라인이나 예능국 인식 개선 방안 등도 밝혀져야 한다. 시청자들은 재발 방지를 약속한 제작진과 방송사의 약속이 어떻게 이행되는지 알 권리가 있다. 당장 결과발표 기자간담회에는 다 담기지 못할 내용이더라도 MBC에서 지속적으로 이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 세월호 유족 및 출연진 사과
최승호 사장은 조사 결과 후 세월호 유족들을 찾아 직접 사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차, 2차 조사결과를 지속적으로 보도자료를 통해 알린 MBC는 제작진과 방송사, 최 사장의 사과 절차도 알려야 한다. 많은 상처를 받고, 미방영 때문에 손해를 입었을 이영자를 비롯한 출연진에게 어떻게 사과하고 보상을 논의하는 지도 분명히 알릴 필요가 있다. / yjh03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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