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의 8년 만의 복귀작 ‘버닝’(Burning)이 16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칸에서 공식 상영돼 전 세계 관객 및 평단에게 첫 상영된다. 지난달 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진지 한 달 여 만에 현지에서 공개되는 셈이다.
제작사 및 배급사 측은 올해 칸영화제에서 공개하기에 앞서 지난 14일 오후 2일(한국시간) 서울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이창동 감독과 세 명의 주연 배우들은 참석하지 않은 상태로, 한국 기자들 및 평단을 상대로 첫 시사회를 가졌다.
‘버닝’은 유통회사 아르바이트생 종수(유아인 분),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 분), 종수의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 분)등 세 사람의 만남과 그들 사이에 벌어지는 비밀스럽고 강렬한 이야기를 담았다.
종수와 해미의 삶에 불쑥 들어온 벤이 두 사람의 인생에 균열을 일으키고 자신의 취미를 비밀스럽게 고백한다. 이에 당황한 종수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해미를 찾으러 나서며 큰 결심을 하게 된다. 그간 이창동 감독의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미스터리한 스토리를 힘 있게 밀고 나간다.
영화의 만듦새에 대한 기자들 및 평단의 반응은 일단 호의적이다. 일본 인기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기반으로 각색을 했지만 그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창동 감독 특유의 세상을 보는 시선을 담아 수준 높은 연출력으로 이야기를 풀어냈기 때문에, 작품성만 놓고 봐도 훌륭하다는 평가다.
이제는 칸 영화제를 찾은 전 세계 평단의 평가만이 남아있다. 걱정되지 않은 점은 이창동 감독은 칸영화제로부터 깊은 애정과 열띤 관심을 받고 있는 한국감독 중 한 명이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호응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상영된 경쟁작들 가운데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영화는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만비키 가족’. 15일 오후까지(현지시간) 점수가 공개된 11편 가운데, 이 영화가 평균 3.2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맞설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어떨까. 무엇보다 감독상이든, 각본상이든 수상할 가능성이 높아 그들을 결코 빈손으로 돌려보낼 것 같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오늘 공개 후 어떤 말들이 쏟아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칸(프랑스)=김보라 기자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