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연의 욱일기 논란 사태에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지난 13일 오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내에서 욱일기 사용 금지를 국회에 제안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이번에 스티븐 연 사건 등 많은 유명 인사들이 욱일기와 관련된 사건에 오르내리고 있다. 욱일기는 일본의 전범기로 우리나라에 아픈 역사를 떠올리게 하는 물건이자 일본 제국주의의 산물이다. 하지만 유럽이나 다른 나라들이 히켄드로이츠를 금지한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에는 욱일기를 금지하는 법안이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욱일기의 국내 사용 금지를 제안한다"며 자신의 의견을 적었다.
해당 청원은 오는 6월 12까지 진행되고, 현재 100명이 넘게 '동의합니다'라는 글을 남기며 '욱일기 논란'과 관련해 청원을 동의하고 있다.
앞서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이 욱일기 사진에 '좋아요'를 누른 데 이어 다른 내용의 한국어와 영어 사과문을 올려 논란이 불거졌다.
스티븐 연은 욱일기 논란을 뒤늦게 인지하고 한글로는 정중하게 사과문을 올렸으나, 영어로는 "이번 일은 문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스마트폰에서) 넘기기 한 번, 실수로 '좋아요'를 누른 것, 생각 없이 스크롤을 움직인 것으로 사람을 판단한다"는 글을 남겼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확히 인지하지 않은 채 일단 사과하기에만 급급했다는 의견이 나온 것.
이에 스티븐 연은 "나의 무지함으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나의 실수, 특히 어떤 방식으로든 가볍게 다뤄서는 안 되는 역사의 상징에 대한 부주의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깊게 영향을 미치는지 배우게 됐다"며 2차 사과문을 게재했다.
결국, 한글과 영어 사과문의 온도 차이로 인해 스티브 연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커졌다. 스티븐 연의 2차 사과문에도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가 출연한 새 영화 '버닝' 흥행에도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지난 10년간 전 세계 욱일기 퇴치 캠페인을 펼친 서경덕 교수는 스티븐 연의 행동에 대해 "이런 글을 올렸다는 것은 아직 제대로 된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지난 10년간 '전 세계 욱일기 퇴치 캠페인'을 펼쳐온 나로서는 이번 영어 사과문은 그야말로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 스스로도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당사자에 대한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욱일기가 나치기와 같다는 것을 전 세계인들에게 제대로 알릴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hsjss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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