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변호사’ 속 베일에 쌓였던 이준기-서예지-이혜영-최민수의 관계가 밝혀져 안방극장을 충격에 빠지게 했다. 이준기를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 서예지의 실종된 어머니라는 사실과 인자한 미소가 매력적인 ‘기성의 마더 테레사’ 이혜영의 섬뜩한 두 얼굴이 공개됐다. 이와 함께 검은 탐욕, 기성 시장 살인 사건을 둘러싼 의혹과 진실, 다양한 욕망들의 충돌이 시청자들을 브라운관에서 한 시도 눈 뗄 수 없게 만들었다.
특히 이준기-서예지-이혜영-최민수 네 배우의 무결점 연기 호흡과 쉼표 없는 직진 전개, 장면 곳곳에서 배치된 웃음 포인트는 물론 시청자들의 심장을 옥죄는 긴장감이 극의 몰입도를 높이며 다음 회를 기다리게 하는 블랙홀 드라마의 면모를 발휘했다.
지난 13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무법변호사’ 2회 시청률은 케이블, 위성, IPTV를 통합한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평균 6.0%, 최고 6.9%를 기록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확인시켰다. 특히 tvN 타깃 시청층인 2049 시청률에서는 평균 3.7%, 최고 4.1%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가구와 타깃 기준에서 모두 케이블-종편 포함한 동시간대 1위 기록으로 ‘무법변호사’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갈지 주목된다. (전국 가구 기준 / 유료플랫폼 / 닐슨코리아 제공)
이날 방송에서는 기성 시장 살인범으로 기소된 전직 형사 우형만(이대연 분)의 변호를 위임받는 것은 물론 자신의 모친 최진애(신은정 분) 죽음의 배후에 있는 기성지법 향판 차문숙(이혜영 분)에게 짜릿한 선전포고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18년 전 위기에 처한 봉상필을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 하재이(서예지)의 모친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눈길을 끌었다. 봉상필과 하재이가 과거에서부터 시작된 씨실과 날실처럼 엮인 관계로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운명 공동체라는 것을 드러낸 것. 이에 봉상필이 하재이의 주변을 맴돌며 그녀를 그림자처럼 지켜야만 하는 이유가 공개된 가운데 앞으로 두 사람이 ‘절대 악’을 상대로 보여줄 뜨거운 활약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런 가운데 이 날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단연코 청렴 결백한 성품을 가진 ‘기성의 마더 테레사’ 이혜영의 섬뜩한 두 얼굴이었다. 외적으로는 법조계의 존경을 받는 그녀였지만 내적으로는 자신의 절대적인 자리를 견고히 다지기 위해 고아원을 후원하는 쇼맨십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자신을 대신해 모든 사건의 뒷처리를 담당하는 오주그룹 회장 안오주(최민수 분)를 차기 기성 시장으로 낙점하는 등 검은 탐욕으로 똘똘 뭉친 기성의 절대자였다.
특히 “여기(기성)가 내 요람이자 내 무덤인데 가긴 어딜가?”라는 대사와 함께 자신의 절친한 오빠이자 우형만 담당 변호사였던 고인두(전진기 분)에게 “오빠 대가리 박아”라며 경고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센세이셔널한 충격을 선사하기 충분했다. 자신의 성스러운 법정을 모독하고 자신의 얼굴에 먹칠을 한 이는 그 누구도 용납할 수 없다는 오만과 자존심을 드러내는 동시에 기성을 군림하는 절대자 차문숙의 이중성을 엿보게 한 것.
이와 함께 차문숙과 하재이의 관계 또한 앞으로 펼쳐질 스펙터클한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서로를 ‘엄마와 딸’로 부를 만큼 친밀 그 이상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두 사람이지만 하재이 어머니 실종에 차문숙이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이 암시돼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그도 그럴 것이 봉상필이 우형만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준 의문의 여인이 하재이 모친이었던 것. 전직 형사 우형만과 그의 뒤를 봐주던 어시장 깡패 안오주, 우형만의 담당 변호사였던 고인두와 검은 세력의 선봉에 우뚝 서 있는 향판 차문숙, 네 사람의 비밀스러운 관계가 봇물 터지듯 드러난 가운데 과연 하재이가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후 차문숙에게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증을 한층 높였다.
특히 ‘무법변호사’ 말미 아수라장이 된 차문숙의 법정을 위풍당당하게 들어선 채 “재판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라며 화끈하게 선전포고하는 봉상필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강탈했다. 자신의 모친을 죽인 안오주와 그에게 살해를 지시한 차문숙을 저지하기 위한 봉상필과 하재이의 진짜 공조가 시작된 가운데 이들이 철옹성 같은 차문숙 세력을 무너트릴 수 있을지, 이들의 반격에 차문숙과 안오주는 어떻게 반격할지 벌써부터 향후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을 상승시켰다.
이처럼 봉상필에서 안오주까지 얽히고 설킨 악연이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전개와 함께 오픈된 가운데 이를 연기하는 네 배우의 강렬한 존재감과 쫀쫀한 연기 호흡이 선사하는 팽팽한 긴장감이 안방극장을 압도했다.
특히 이준기는 이대연을 협박하는 과정에서 “당신들이 죽인 여자 변호사. 그 아들이 바로 나야. 당신 내가 감옥에서 꺼내 죽일 거야. 시체에다 복수할 수 없잖아”라는 대사 하나 하나에 어머니의 원수를 향한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꾹꾹 눌러 담은 섬세한 열연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어머니를 떠나 보낸 무법 로펌에서 “제 손으로 생지옥을 맛보게 해줄 겁니다”라는 대사와 함께 이혜영 세력을 향해 처절한 복수를 다짐할 때는 봉상필이 느꼈을 분노와 상실, 죄책감 등 복합적인 감정을 뜨거운 눈물에 담아낸 열연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이혜영은 수식어가 필요 없는 명불허전 존재감으로 브라운관을 장악했다. “내가 여기 기성 법정 어떻게 지켜왔는지 알잖아”라는 대사에서 엿볼 수 있듯 이혜영은 고결한 성녀의 인자한 미소 속에 어느 순간 싸늘하게 돌변하는 차가운 무표정과 단호하게 다그치는 목소리, 모든 것을 꿰뚫는 듯한 냉철한 눈빛으로 검은 탐욕을 가진 이중적인 향판의 모습을 완벽히 그려내 보는 이들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parkjy@osen.co.kr
[사진] '무법변호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