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연의 욱일기 논란이 영화 '버닝'에도 영향을 미칠까.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스티븐 연이 욱일기 논란으로 비난에 휩싸였다. 영화 '메이햄'을 연출한 조 린치 감독의 어린시절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논란이 시작됐다. 조 린치 감독이 어린 시절 입고 있던 티셔츠는 욱일기 상징으로 만들어진 옷이었기 때문.
스티븐 연이 한국계 배우이자 최근 국내에서 더 주목받고 있던 상황에 터진 논란이라 그로서는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이었다. 스티븐 연은 네티즌의 비난에 곧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이는 논란을 더욱 키우는 꼴이 됐다. 한국어로 된 사과문과 영어로 된 사과문이 다른 뉘앙스를 풍긴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결국 논란은 더욱 커졌다. 스티븐 연은 한국어 사과문에서는 "최근 내 동료의 어린 시절 사진과 관련, 사진 속 상징적 이미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실수를 만들었다. 나의 부주의함으로 인해 상처 입은 분들께 사과드린다. 나 역시 한국 역사의 참담했던 순간과 관련된 모든 메시지, 이미지를 절대 가볍게 여기지 않고 있다. 인터넷상에서의 실수가 저의 모든 생각과 신념을 단정 짓는 것에 큰 슬픔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 세계 전범기 퇴치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서경덕 교수는 스티븐 연의 사과문에 대해서 "제대로 된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라며 일침을 가했고, 이에 논란이 더욱 번진 것.
스티븐 연은 미국드라마 '워킹데드'로 국내에도 많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배우다. 또 스틴븐 연은 최근 영화 '프랑스 영화처럼', 봉준호 감독의 '옥자', 이창동 감독의 '버닝' 등에 출연해 더욱 친숙했던 상황. 그래서 한국의 아픈 역사와 관련된 논란이 그를 향한 비난을 더욱 거세가 만들고 있었다.
특히 스티븐 연은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버닝'에서 주연을 맡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요즘이다. 이창동 감독의 작품이자 유아인과의 호흡으로 국내 관객들에게도 기대가 높은 작품.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면서 더 많은 영화 팬들의 이목이 쏠렸다.
국내에서도 오는 17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기대작이지만, 스티븐 연의 욱일기 논란으로 영화 '보이콧'까지 선언하는 반응이 이어지면서 어느 정도의 타격이 예상되고 있는 상화. 칸영화제 진출로 영화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이번 논란은 그야말로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일단 '버닝' 측에서는 이번 논란에 대해 따로 입장을 밝히지 않을 상황이다. 스티븐 연은 오는 17일 칸에서 열리는 '버닝' 기자회견에 참석할 계획. 현장에서 이번 논란에 대해 언급할지도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스티븐 연은 논란이 커지자 2차 사과문을 게재하며 "많은 사람들과 팬 분들의 걱정스러운 메시지로 인해 이 문제에 대한 저의 무지함을 깨닫게 되었고, 제가 처음에 급하게 올린 사과문이 더 많은 아픔과 실망을 드렸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상처 입은 분들께 사과드립다"라며, "한국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한 점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이번 일이 제게는 중요한 배움의 과정이 되었습니다. 다시는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진심으로 사과합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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