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스티븐 연이 ‘욱일기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매니지먼트 측과 그가 출연한 영화 ‘버닝’ 측이 이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13일 스티븐 연이 최근 영화감독 조 린치가 어린 시절 욱일기 패턴의 옷을 입고 찍은 사진에 ‘좋아요’를 누른 것에 대해 비난이 거세지자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런데 이 사과문이 문제였다. 한국어 사과문과 영어 사과문을 자신의 SNS에 올렸는데 두 사과문의 내용과 뉘앙스가 달랐다.
한국어 사과문에서는 “자신의 실수”라고 했지만 영어 사과문에서는 “자신의 부주의한 실수”라고 한 것이 똑같을 뿐 더 추가된 내용이 있었는데 온전히 자신의 실수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였다.
‘전 세계 전범기 퇴치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서경덕 교수는 이날 자신의 SNS에 “한국어로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지만, 영어로 된 사과문에서는 ‘이번 일은 문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스마트폰에서) 넘기기 한 번, 실수로 '좋아요'를 누른 것, 생각 없이 스크롤을 움직인 것으로 사람을 판단한다. 인터넷 상의 세상은 굉장히 취약하다. 우리를 표출하는데 이런 플랫폼을 쓰고 있다는 것이 슬프다’고 했는데 이 같은 글은 자칫 ‘인터넷 상에서의 실수 한 번으로 사람을 재단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글을 올렸다는 것은 아직 제대로 된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며 “스티븐 연 욱일기 사태 진심으로 반성하세요”라고 일침을 가했다.
논란이 계속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스티븐 연의 국내 활동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비앤씨 그룹 측 관계자는 휴대폰 전화를 꺼놓은 상황이다.
또한 스티븐 연 출연,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버닝’ 측 관계자도 OSEN에 이에 대해 따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 전했다. 이 같은 논란에 일부 네티즌들은 ‘버닝’을 보지 않겠다며 ‘보이콧’ 선언까지 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스티븐 연은 현지 시각으로 오는 17일 제71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열리는 ‘버닝’ 기자회견에 참석한다. 스티븐 연이 자신의 SNS에 올린 사과문을 삭제한 상황에서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해 입장을 밝힐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스티븐 연은 국내에 미국 AMC 드라마 ‘워킹데드’로 얼굴을 알리며 친숙한 배우가 됐는데 이 같은 논란이 벌어져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kangsj@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