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스티븐 연이 일본 전범기인 욱일기 관련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사과문을 게재했는데 삭제했다.
‘욱일기 사태’의 시작은 스티븐 연이 최근 영화감독 조 린치가 어린 시절 욱일기 패턴의 옷을 입고 찍은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면서였다.
욱일기는 현 일본 자위대의 군기로, 군국주의를 대표하는 상징이다. 스티븐 연의 욱일기 ‘좋아요’ 클릭은 곧바로 논란으로 이어졌다.
과거 일본의 침략을 받았던 한국은 아픈 역사와 관련이 있는 욱일기에 상당히 민감한데 이에 대해 ‘호감’을 표한 것은 상당히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스티븐 연을 향한 비판이 이어졌고 스티븐 연은 자신의 SNS을 통해 사과했다.
스티븐 연은 “나는 내가 태어난 나라의 역사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우리 역사 속 고통스런 순간을 상기시키는 이미지를 묵인하지 않는다. 최근 동료의 어릴 적 사진에 부주의한 실수를 했다. 이 상징을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사과드린다”고 영문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와 함께 스티븐 연은 “SNS가 자신을 완전히 대변하는 게 아니다”며 “그 사실이 나를 슬프게 한다”고 덧붙였다.
또 스티븐 연은 덧붙인 한국어 사과문에서 “나의 부주의함으로 상처 입은 분들께 사과드린다. 한국 역사의 참담했던 순간과 관련된 모든 메시지와 이미지를 절대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인터넷 상에서의 실수가 내 모든 생각과 신념을 단정 짓는 것에 큰 슬픔을 느낀다”고 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비판이 계속해서 이어졌고 스티븐 연은 사과문을 삭제했다.
‘전 세계 전범기 퇴치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서경덕 교수가 스티븐 연의 사과에 대해 한 마디 했다. 서 교수는 스티븐 연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13일 자신의 SNS에 “한국어 사과와 영어로 된 사과가 확연히 다른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며 “한국어로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지만, 영어로 된 사과문에서는 ‘이번 일은 문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스마트폰에서) 넘기기 한 번, 실수로 '좋아요'를 누른 것, 생각 없이 스크롤을 움직인 것으로 사람을 판단한다. 인터넷 상의 세상은 굉장히 취약하다. 우리를 표출하는데 이런 플랫폼을 쓰고 있다는 것이 슬프다’고 했는데 이 같은 글은 자칫 ‘인터넷 상에서의 실수 한 번으로 사람을 재단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글을 올렸다는 것은 아직 제대로 된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지난 10여년간 ‘전 세계 욱일기 퇴치 캠페인’을 펼쳐온 저로서는 이번 영어 사과문은 그야말로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자신도 정말 실수였다고, 이번 계기로 욱일기에 대한 뜻을 정확히 알았다고,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영어 사과문을 진심으로 올렸다면 이렇게까지 네티즌들에게 뭇매를 맞지는 않았을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스티븐 연 욱일기 사태 진심으로 반성하세요”라고 했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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