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진짜 현실 연애지."
종한편성채널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극본 김은, 연출 안판석)의 방송 초반 쏟아진 반응이었다. 극주 윤진아(손예진 분)와 서준희(정해인 분)가 그리는 로맨스가 지극히 현실과 닮아 있다는 점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이끌어낸 것.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로맨스를 현실적으로 그리면서도 사랑스러운 요소를 더해 완성하고 있었다.
초반과 달리 요즘 일부 시청자들은 진아와 준희의 관계에 답답함을 느낀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두 사람의 사이가 공개된 후 진아의 엄마인 김미연(길해연 분)이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나서면서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 역시 지극히 현실적이라는 반응이다. 미연이 반대하고 나선 상황에서 진아와 준희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서로에 대한 애타는 마음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 자극적이고 빠른 전개의 드라마들에 비해 '예쁜 누나'의 최근 에피소드들이 답답할 수 있지만, 진아와 준희의 로맨스만큼은 어떤 멜로보다 현실적이라 공감이 된다는 반응들이다. 지나친 판타지가 없어서 더 '예쁜 누나'를 이해하며 시청할 수 있다는 것.
지난 12일 오후 방송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14회에서는 화해한 진아와 준희 커플에게 또 다른 위기가 찾아왔다. 진아는 미연의 막말에 준희에게 이별을 고했지만, 곧바로 후회하며 준희를 찾아가 화해했다. 결국 두 사람이 다시 만난다는 사실에 미연은 진아를 집에서 내보내겠다고 말한 상황. 진아는 이번 기회에 독립을 결심했고, 준희는 속상해하면서 진아와 미국으로 떠날 계획을 세웠다.
미연의 반대로 두 사람 사이가 틀어질 위기가 여러 번 거듭되고 있었다. 미연은 준희의 배경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고, 딸을 위해 현실적으로 반대하는 엄마의 모습이 됐다. 가족처럼 지내던 준희, 서경선(장소연 분) 남매에게 막말을 쏟아내기까지 해 진아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는 진아와 준희였다.
미연의 반대에 거듭되는 위기, 위기를 극복하고 이어지는 상황, 그리고 또 다시 찾아오는 위기의 순간들. 요즘 진아와 준희 커플에게 그려지고 있는 내용이다. 반복되는 이 상황은 너무 현실적이라서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답답함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큰 위기를 극복하고 극적으로 해피엔딩을 완성하는 다른 멜로드라마들과 결이 다른 만큼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예쁜 누나'의 전개 방식이 낯설 수 있는 것.
방송 초반에는 진아와 준희가 서로를 이성으로 느끼며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을 세심하게 그려내 "현실 연애"라며 호평을 이끌어냈던 바. 후반부로 갈수록 더딘 전개가 답답할 수는 있겠지만, 이것이 '예쁜 누나'가 현실 연애를 풀어가는 방식이었다. 실제로 진아와 준희의 연애 과정을 보면서 "이래서 더 현실적"이라는 공감의 반응들도 이어졌다.
앞서 진아는 미연의 강요에 의해 맞선 자리에 나섰다 경선을 만나 곤란한 상황에 놓인 바 있다. 진아는 딱 한 번 미연이 원하는 대로 해준 이후 자신과 준희의 사이를 반대하지 못하도록 할 예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준희 역시 진아의 맞선 소식을 알게 됐고, 진아는 자신의 선택이 잘못됐음을 알았다. 그리고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화해했다.
또 진아는 준희와 경선에게 못된 말들을 하는 미연에게 분노하며 그 자리에서 준희에게 갑작스럽게 이별을 고했다. 그리고 곧바로 후회하며 준희를 찾아가 화해했고, 준희는 처음에는 당황하고 화를 냈지만 결국 진아를 이해해줬다.
이 두 에피소드를 통해 진아와 준희가 위기를 맞고 싸우고 화해하는 내용을 그려냈는데, 이 과정 역시 현실과 닮아 있어 공감이 갔다는 반응. 실제 연인들이 싸우고 위기를 맞고 다시 화해하는 과정을 거창하지 않게, 현실에서 경험한 듯한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담아냈기 때문. 이게 바로 '예쁜 누나'의 로맨스를 특별하게 이끄는 힘이었다.
물론 '예쁜 누나'가 완벽하게 현실적인 상황들, 에피소드들만 그려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의 어떤 멜로보다 공감되고 이해할 수 있는 로맨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래서 때로는 조금 답답하더라도 계속 '예쁜 누나'에 집중하게 된다. /seon@osen.co.kr
[사진]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