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부터 이혜영, 최민수까지, 연기력에 있어서는 이견이 없는 배우들의 완벽한 하모니였다. 첫방송을 마친 '무법변호사'에 거는 기대가 큰 건 이 때문. 이들이 만들어갈 새로운 법정극이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큰 재미와 전율을 선사할지 궁금해진다.
지난 12일 첫 방송된 tvN 주말드라마 '무법변호사'는 법 대신 주먹을 쓰던 무법(無法) 변호사가 자신의 인생을 걸고 절대 권력에 맞서 싸우며 진정한 무법(武法) 변호사로 성장해가는 거악소탕 법정활극. 이준기와 김진민 PD가 '개와 늑대의 시간' 이후 11년만에 의기투합해 화제를 모았다. 극본은 영화 '변호인'과 드라마 '리멤버'를 집필했던 윤현호 작가가 맡고 있다.
첫 방송에서는 봉상필(이준기 분)이 변호사가 되어 고향인 기성으로 돌아오게 된 이유가 속도감 있게 전개 됐다. 여기에 6개월 자격 정지를 받은 변호사 하재이(서예지 분)가 이준기와 연을 맺고 그의 사무장으로 변신하게 되는 이야기도 더해졌다.
봉상필이 변호사가 되어 귀향한 건 과거 살해당한 어머니 최진애(신은정 분)의 복수를 하기 위한 것. 그는 조폭 두목인 외삼촌(안내상 분)의 보호 아래에서 성장, 기존 변호사들과는 색다른 매력의 소유자로 안방 극장을 휘어잡았다. 이는 앞으로 '무법변호사'만의 통쾌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
상대를 제압하는 눈빛과 능글맞은 태도는 물론 액션까지 잘하는 이준기의 활약은 극적 재미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재이 역을 맡은 서예지도 제 옷을 제대로 입은 듯 맛깔스럽게 캐릭터를 연기해내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첫 만남은 악연이었지만, 두 사람이 변호사와 사무장으로 만들어갈 남다른 케미스트리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무법변호사'에서 이준기만큼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차문숙 판사 역의 이혜영과 안오수 역의 최민수다. '오만과 편견',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에 이어 또 다시 김진민 PD와 손을 잡은 최민수는 소름 돋는 악역으로 완벽 변신해 '역시 최민수'라는 평가를 얻었다. 적은 분량에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며 최민수표 카리스마를 다시금 확인시켰다.
이혜영은 두 얼굴을 가진 차문숙 판사 역을 맡아 극의 무게 중심을 형성했다. 짧은 등장이었지만 판사로서의 무게감을 제대로 보여주는 동시에 앞으로 이준기, 서예지와 얽키고설킬 이야기를 더욱 기대케 만들었다. 이들 외에도 안내상, 최대훈, 신은정, 이한위 등 늘 작품 속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배우들의 조합이 환상적이었다는 평가다.
일단 첫 삽은 잘 떴다. 이준기도 자신의 이름값을 제대로 해냈고, 시청률도 케이블, 위성, IPTV를 통합한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평균 5.3%, 최고 6.3%를 기록하며 산뜻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변호사와 복수극이 워낙 많이 제작되어 왔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식상함을 느끼지 않을, '무법변호사'만의 특별함을 계속 지켜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parkjy@osen.co.kr
[사진] '무법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