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빈 감독이 영화 ‘공작’으로 컴백했다. ‘군도: 민란의 시대’ 이후 4년 만의 복귀작이다. 더불어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 받으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공작’은 11일 오후 11시(현지시간)에 전 세계 관객들과 평단에 첫 공개됐다.
‘공작’은 실화를 기반으로 한 첩보 스파이물이다. 영화의 중심인 흑금성 사건은 199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당시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안기부가 주도한 공작이다. 흑금성은 안기부가 한 회사에 전무로 위장 취업시킨 박채서 씨의 암호명으로, 안기부는 그를 통해 대북사업과 관련한 공작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종빈 감독은 12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에서 열린 공식 인터뷰에서 “제가 중앙정보부를 소재로 영화를 해보고 싶어서 조사를 하다가 흑금성이라는 암호명 스파이를 알게 됐다. 조사를 해보니 너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고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이어 그는 “(당시 스파이로 활동했던)그 분의 연락처를 알아냈고 알아보니 수감 중이시더라. 제가 만나러 가겠다고 연락을 해보니 오지 말라고 하셨다. 제작사 측과 같이 면회를 가서 영화화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감사하게도 그 분이 예전부터 스파이 활동을 어떻게 해왔는지 등을 담아서 책을 써주셨는데 거의 책 2권의 분량이었다”고 실존 인물의 도움을 받아 시나리오 작업에 탄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윤 감독은 그러면서 “영화를 준비할 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시절이었고, 촬영할 땐 (박 전 대통령이)탄핵 중이었다. 만약에 탄핵이 안됐으면 (우리 영화에 대한 반응이)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며 “이제는 남북이 화해모드로 들어갔다는 게 세상 참 신기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될 줄 알았다면 진즉에 평양냉면을 먹는 장면을 넣었을 텐데”라고 웃으며 말했다.
첩보극 ‘공작’은 기존에 선보였던 여타 첩보극과 결이 다르다. 액션과 추격에 힘을 싣기 보다 심리전에 강점을 두고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이에 윤 감독은 “실제 스파이는 국익을 위해 상대방을 속이고 연기를 하거나 협상가에 가깝다는 생각을 했다. 일당백으로 싸움을 잘하는 존재가 아니다. (신분을)숨기고 사는 사람이 사람들을 때려잡는다는 게 톤이 안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자신만이 생각하는 스파이에 대한 견해를 전했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칸(프랑스)=김보라 기자 purplish@osen.co.kr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