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정민이 칸 국제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은 소감을 전했다.
황정민은 12일 오후(현지시간) 칸 팔레 드 페스티발 내 테라스 비주얼에서 열린 공식 인터뷰에서 “저도 어제 처음 영화의 완성본을 봤다. 근데 영화가 제대로 눈에 안 들어오더라. 긴장돼서 그런지 집중이 잘 안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황정민은 “칸에서는 물론 한국에서도 레드카펫을 걷는 게 늘 어색하다. 칸 레드카펫이 유독 긴장되긴 했지만 눈물을 흘리진 않았다”라며 “(오래 배우생활을 해도 긴장되는 이유가)캐릭터의 황정민을 보는 거면 모르겠는데, 사람 황정민이 레드카펫에 선다는 게 너무 불편하다. 아직까지 낯설다”는 생각을 솔직하게 전했다.
앞서 그는 영화 ‘곡성’(2015)이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면서 진출했지만 당시 일정상 참석하지 못한 바 있다. 이번이 생애 첫 칸영화제 방문이다.
신작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실화 모티브의 첩보 스파이물이다.
극중 황정민은 육군 정보사 소령 출신으로, 군복무 중 안기부 스카우트로 발탁돼 북핵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스파이 ‘흑금성’으로 잠입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그는 사업가로 위장한 끝에 북한의 고위층 리명운(이성민 분)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하지만, 1997년 대선을 앞두고 남한 수뇌부가 북의 고위급과 접촉하려는 낌새를 느끼고 혼란과 환멸을 느낀다.
이어 그는 “작년 7월에 영화 촬영이 끝났다. 1년 전에 했던 걸 다시 끄집어 내서 어땠는지 기억해내느라 고생했다. 찍을 땐 대단히 조심스러웠던 얘기였다. 어떻게 보면 쉬쉬하면서 촬영을 했었는데 갑작스럽게 남북 정상회담 분위기가 형성돼 너무 묘한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황정민은 ‘흑금성’으로서 군인의 강직함과 사업가의 서글한 면모를 동시에 지닌 스파이의 두 얼굴을 오가며 극의 전반적인 긴장감을 책임졌다.
올해 이 영화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현지시간으로 11일 오후 11시에 전 세계 관객들과 평단에 첫 공개됐다.
칸(프랑스)=김보라 기자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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