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극본 정하연/연출 정지인 김성용/제작 ㈜넘버쓰리픽쳐스 세이온미디어/이하 ‘손 꼭 잡고’)가 지난 10일 방송된 32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손 꼭 잡고'는 삶의 끝자락에서 예기치 않게 찾아온 사랑, 설레고 찬란한 생의 마지막 멜로 드라마. 지난 10일 방송된 마지막 회에서는 현주(한혜진 분)와 도영(윤상현 분)이 함께 따스하게 뜨는 해를 바라보는 엔딩을 보여줬다. 현주는 도영에게 진심 어린 사랑 고백을 듣게 되고, 비로소 도영을 향한 자신의 사랑을 깨달았다. 이후 두 사람은 함께 석양을 바라보며 두 손을 꼭 맞잡은 모습을 보이며 결말을 맞았다.
한편 다혜(유인영 분)는 도영을 놓아주고 서울에서 새 삶을 시작하려는 모습으로 끝을 맺었다. 앞서 고된 미국 생활로 인해 다리에서 죽음을 결심했던 다혜는 한강에서 자신과 똑 같은 처지의 한 여인을 보고 살아내라는 조언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석준(김태훈 분)은 현주를 보내고 발리로 해외 봉사를 떠났다. 석준은 비행기 안에서 홀로 떠오르는 석양을 바라보는 모습으로 여운을 남겼다.
시청률은 방영 이래 시청률은 줄곧 3, 4%대에 머물면서 동 시간 대 최하위를 기록해 아쉬움을 남겼던 바다. 많은 시청자들을 유입하고 공감을 주는 것에 실패한 것. 그럼에도 배우들의 열연 등은 주목할 만 했다.
1. 눈물 마를 틈 없던 배우들의 열연
한혜진-윤상현-유인영-김태훈 그리고 장용-이나윤 등 매회 눈물이 마를 틈 없었던 배우들의 연기가 ‘손 꼭 잡고’가 돋보였다.
한혜진은 뇌종양 판정을 받고 생의 끝자락에 선 남현주에 녹아 들었다. 특히 극 초반 생기가 돌던 한혜진의 얼굴은 실제로 점차 야위어가며 뇌종양 환자로의 극적인 변화가 눈에 띄게 보였을 정도. 나아가 한혜진은 남편을 향한 절절한 사랑부터 딸을 향한 애틋한 모성까지 삶의 끄트머리에 선 여인의 복합적인 진폭을 때로는 폭발적이고, 때로는 애절하게 그려냈다. 또한 윤상현은 매회 눈물을 쏟아내며 가슴 찡한 연기로 보는 이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가족을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가장의 근심, 아내의 시한부를 알고 무너진 남편의 아픔 등 심도 깊은 감정 연기를 펼치며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터트렸다.
그동안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였던 김태훈은 가슴 절절한 정통 멜로까지 가능한 배우임을 입증했다. 김태훈은 아내를 잃은 상처를 지닌 ‘장석준’을 그려내며 까칠한 주치의에서 현주를 위한 키다리 아저씨 면모로 안방극장의 여심을 뒤흔들었다. 그런가 하면 유인영은 치명적이고 도발적인 모습으로 신다혜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더불어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의 중심을 잡아준 장용과 자신보다 오히려 엄마와 가족을 걱정하는 다부진 딸을 완벽히 소화해 시청자들을 울린 아역 이나윤의 활약까지 더해지며 더욱 가슴 뭉클한 드라마가 완성됐다.
2. 아름다운 영상미
'손 꼭 잡고'는 인물간의 심리묘사를 섬세하게 표현하고자 한 드라마였다. 죽음을 직면한 여인을 중심으로 얽히고 설킨 인물들의 감정이 섬세하게 그려져 나갔다. 이를 더욱 극대화시킨 것은 연출의 힘. 아름다운 색채가 담긴 화면은 애틋한 감성을 배가시켰다. 특히 현주와 석준의 즉흥 여행 바다신, 다혜와 도영의 옥상 대화신, 현주와 도영의 엔딩신은 제목처럼 붉은 빛으로 물든 석양으로 영상미를 배가 시켰다. 촬영지 역시 시선을 사로잡았다. 더욱이 잔잔한 배경음악, 자연 경관을 활용한 푸르고 감각적인 영상미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더욱 감성적으로 물들였다.
3. 생의 끝자락을 통해 본 인간愛에 관한 이야기
‘손 꼭 잡고’는 죽음의 문턱에 선 주인공 현주를 통해 가족과 삶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현주는 남은 시간 한 달을 선고 받았고, 현주의 남편 도영은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을 직면한다. 석준은 사랑하는 아내에 이어 또 다시 찾아온 사랑, 현주마저 뇌종양으로 잃게 될 위기에 놓였다. 또한 다혜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까지 갔을 정도로 삶 자체가 위태로웠던 여자였다. ‘손 꼭 잡고’는 이들이 겪은 굴곡지고 아슬아슬한 인생을 통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했다. /nyc@osen.co.kr
[사진] MBC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