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겸 배우로 활약하던 중 기자로 전향한 이재포가 명예훼손 혐의로 법정구속돼 화제가 된 가운데, 그가 기자로 전향한 사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9일 서울 남부지법 형사9단독 류승우 판사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재포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이재포는 지난 2016년 7~8월 여배우 A씨에 대해 ‘백종원 협박녀’라고 지칭하며 허위 기사를 작성했다. 그는 A씨가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한 후 배탈이 나서 식당주인을 상대로 돈을 뜯어내고 의료 사고를 빌미로 병원에서 거액의 합의금을 받았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재판부는 식당과 병원에서 사고 및 보험금, 합의금 수령 과정에서 피해자가 먼저 거액의 손해배상을 요구한 바 없고, 협박과 기망 등이 없었으며, 유명인 백종원을 상대로 협박, 갈취 사실도 없었다며 이같은 판결을 내렸다.
이재포는 코미디언 겸 배우로 얼굴을 널리 알린 인물. 그는 1983년 MBC 코미디언으로 데뷔해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으며, 드라마 ‘사랑과 야망’, ‘킬리만자로의 표범’, ‘은실이’, ‘허준’, ‘야인시대’ 등에 출연하며 인상 깊은 연기를 보였다.
특히 이재포는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정치부 기자로 전향해 국회를 출입한 이력이 있다. 그는 지난 2013년 KBS 2TV ‘여유만만’에 출연해 정치부 기자로 전향한 사연을 전했다. 그는 자신을 한 매체 정치부 부국장으로 소개하며 “해당 매체에 홍보이사로 들어가게 됐다가 기자에 관심이 생겼다. 마침 국회 출입 기자 공석이 생겨 떼를 써서 들어가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재포는 “국회에 들어가 보니 잘 챙겨입은 국회의원들이 매일 싸워 재밌었다. 정치부 기자로 처음 나섰을 때 반응이 몰래카메라 아닌가 의심하더라. 몰래카메라로 착각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일화를 전하기도.
그는 특종을 보도한 과정을 밝히기도 했다. 이재포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관련 소식을 특종 보도했다. 두 달 넘게 잠복하면서 얻은 결과”라고 말하며 “국민들이 속앓이를 많이 하던 사건이다. 특종 보도가 나가는데 기분이 짜릿했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이재포는 이후 기자 생활을 이어오면서 2011년 드라마 ‘그대로도 괜찮아’, 2014년 ‘산너머 남촌에는2’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활동도 펼쳤다. 하지만 명예훼손으로 법정구속이 되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 yjh0304@osen.co.kr
[사진] ‘여유만만’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