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자기야'가 아니라 '남이다'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네티즌은 "끝나지 않은 '자기야의 저주"라며 놀랍다는 반응도 씁쓸하다는 반응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자기야' 제작진으로서는 억울할 법도 하다.
배우 윤기원과 황은정 커플이 이런 '자기야의 저주'를 소환했다. 2012년 5월, 2년여간의 연애 끝에 웨딩마치를 울린 윤기원-황은정은 11살 나이 차를 뛰어넘은 커플로 주목받았고 이후 다수의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현란한 입담을 과시, 유쾌한 예능부부로도 사랑받았다.
그러나 한동안 뜸하던가 했더니 파경 소식이 들려웠다. 결혼 5년여 만인 지난해 말 이혼 결정을 한 것. 구체적인 이혼 사유는 사생활이라 함구하고 있지만 개인간 성격차이가 원인이라는 전언이다. 협의 이혼 후 윤기원과 황은정은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이들의 파경 소식에 안타까워하는 시선이 많은 가운데 더불어 '자기야의 저주' 역시 고개를 들었다. '자기야'에 동반 출연했던 연예인 부부들이 방송 이후 갈라서는 사례가 두드러졌기 때문.
양원경-박현정 부부, 이세창-김지연 부부, LJ-이선정 부부, 배동성-안주현 부부, 김혜영-김성태 부부, 고 김지훈-이종은 부부, 김완주-이유진 부부, 이지현-김중협 부부, 이재은-이경수 부부, 강세미-소준 등이 '자기야'에 나왔다가 파경을 맞은 커플들이었다.
과연 '자기야'가 문제인지 아니면 어느 정도 문제를 안고 있던 부부였는지는 알 수 없다. 한 관계자는 "'자기야'에 출연한다고 해서 이혼한다는 건 비약이 크지만, 아무래도 방송에 나오며 얻은 시청자들의 반응, 그 속에 부정적인 여론이 부부와 가족들 사이에 다툼의 요소가 될 수는 있을 것"라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기야의 저주'라고 하기에는 다소 억지라는 의견도 크다. 지난 2009년 첫 방송돼 약 10년간 방송된 '자기야'의 저주라고 연결짓기엔 표본에 비해 전체의 수가 너무나 많다는 것. 그간 많은 부부가 출연했고, 또 포맷을 바꿔서 지금도 출연하고 있는 중이다. '자기야'에 출연한 부부는 수없이 많은데, 이혼한 부부는 일부다. 일부 표본으로 '자기야' 전체를 판단하기엔 오류가 있다는 설명이다.
따뜻하고 훈훈한 분위기를 유지해야하는 가족예능인 '자기야'로서는 위험하고 부정적인 가십이기도 하다. 이에 '자기야'의 제작진도 이혼 보도가 될 때마다 언급되는 '자기야'의 이름이 반가울리는 없다. 이에 대해 '자기야' 측은 몇 해 전 OSEN에 "'자기야'의 저주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무시하려 한다"며 "많은 출연자들이 출연과 하차를 반복한다. 그 중에서 일부 이혼하는 부부가 나왔다고 '자기야'의 저주라고 이름 붙이는 것은 이상하지 않나"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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