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참견 시점' 세월호 참사 보도를 희화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프로그램 제작진과 MBC가 두 번의 공식 사과를 한 것에 이어, MBC 최승호 사장까지 사과에 나섰다.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은 지난 5일 방송분에서 개그우먼 이영자의 어묵 먹방을 뉴스 형식으로 구성하며 세월호 참사를 보도하는 뉴스 장면을 인용했다. 해당 장면은 지난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보도한 MBC 앵커들의 모습을 딴 것으로,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어묵을 세월호 희생자들을 향한 모욕적인 단어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자 '전지적 참견 시점' 제작진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뉴스 화면은 자료 영상을 담당하는 직원으로부터 모자이크 상태로 제공받은 것으로, 편집 후반 작업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송에 사용하게 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쳤다"고 해명하며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과 함께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전지적 참견 시점'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졌고, MBC와 제작진은 2차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다. MBC 측은 "본사는 긴급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안을 철저히 조사하겠으며, 또한 관련자의 책임을 묻고 유사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강구하겠다"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지난 해 12월 정상화 이후 세월호 참사에 대한 과거 왜곡 보도를 반성하고 세월호 유가족 여러분께 사과드린 바 있다. 그런데 다시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죄송스럽고 참담한 심경이다. 다시 한 번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여러분과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MBC 최승호 사장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직접 사과했다. 최승호 사장은 "MBC는 긴급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안을 철저히 조사하겠다. 또한 관련자의 책임을 묻고 유사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강구하겠다"며 "저는 이 사건을 보고받은 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님께 직접 사과하고 철저한 조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사결과가 나오면 제가 직접 찾아뵙고 다시 한 번 사과드릴 예정이다. 다시 한 번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여러분과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거듭된 사과에도 '전지적 참견 시점'을 향한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영자의 새로운 전성기를 여는 등 현재 가장 핫한 프로그램이기에 '전지적 참견 시점'의 안일한 프로그램 제작을 비판하는 날선 목소리도 높다. 뜨거운 인기를 구가할수록 더욱 제작에 만전을 기했어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시청자들의 입장이다.
무엇보다 여러 차례의 사과가 여전히 아픔이 가시지 않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또 한 번의 상처를 씻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영원히 아물지 않은 상처에 여전히 아파하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은 '전지적 참견 시점'의 세월호 참사 희화화 논란으로 또 한 번의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사과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 안방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었던 '전지적 참견 시점'의 안일한 프로그램 제작 태도가 더욱 아쉬운 이유다. /mari@osen.co.kr
[사진] MBC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