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참담하다"..'전참시' 세월호 논란, 더 분노하는 이유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8.05.09 19: 00

"다시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죄송스럽고 참담한 심경입니다."
MBC와 MBC 최승호 사장이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의 세월호 참사 보도 편집 논란과 관련해 이 같이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진짜 참담한 심경을 느낀 건 상처 받은 유가족과 분노하는 시청자들이다. 
‘전지적 참견 시점’은 지난 5일 개그우먼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모습과 세월호 참사를 보도하는 뉴스 화면을 합성한 장면을 방송에 내보냈다. 모자이크 처리가 된 이 화면에는 '속보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라는 자막이 들어가 있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이 장면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를 보도하던 뉴스의 한 장면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제작진은 곧바로 VOD 서비스에서 이 장면을 삭제 처리했다. 해명과 공식 사과는 4일이 흐른 9일 이뤄졌다. 이번 논란이 기사화됐기 때문. 
제작진은 뒤늦게 "모자이크로 처리돼 방송된 해당 뉴스 화면은 자료 영상을 담당하는 직원으로부터 모자이크 상태로 제공 받은 것으로, 편집 후반작업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송에 사용하게 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쳤다"며 "이 점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과 함께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공식 사과했다. 
제작진은 방송 중 이 사실은 인지해 곧바로 모든 VOD 서비스를 비롯한 재방송 등에서 삭제 조치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편집 과정을 얼밀히 조사해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입장은 MBC 전체 입장과도 맥을 같이 한다. 
MBC 측은 긴급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안을 철저히 조사할 것이며 관련자의 책임을 묻고 유사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강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승호 사장은 "이 사건을 보고받은 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님께 직접 사과하고 철저한 조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사결과가 나오면 제가 직접 찾아뵙고 다시 한 번 사과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까지 나서 재발 방지를 위한 철저한 조사와 후속 처리를 약속한 만큼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매서워졌다. 이미 MBC는 5번의 '일베' 논란을 일으켰고, 그 때마다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이는 곧 "말뿐인 사과"였다는 의미가 된다. 그렇기에 이번 논란 역시 주먹구구식으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사과였는지, 아니면 진짜 앞으로의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책임론을 강구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나 국민적인 아픔으로 남은 세월호 사건을 희화화했다는 건 국민들, 특히 유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두 번의 상처를 안겨준 셈이기에 철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이 같은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방송 후 4일 후 이뤄졌다는 점이다. 만약 시청자들이 분노하지 않고, 기사화가 되지 않았다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다는 의미. 분명 문제를 직시하고 해당 부분을 삭제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켜봤을 시청자들에게는 그 어떤 설명이나 사과도 하지 않았다는 점은 제작진이 깊이 반성을 해야 하는 부분이다. /parkjy@osen.co.kr
[사진] MBC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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