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잊은 그대에게' 장동윤이 역대급 민폐 남주로 전락했다. 유치하지만 매력적이었던 신민호는 온데간데없이 짝사랑에 시기질투만 늘어난 떼쟁이만 남았다.
8일 방송된 tvN 월화 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 14화에서 신민호(장동윤 분)는 자신이 좋아하는 우보영(이유비 분)이 예재욱(이준혁 분)과 사귄다는 걸 알게 됐다.
사실 그는 우보영에게 고백하려고 했으나 타이밍을 놓쳤던 바. 바로 그 날 예재욱이 먼저 우보영에게 고백했고 두 사람은 사귀게 됐다. 이를 알게 된 신민호는 비밀로 해 달라는 우보영에게 "그럼 나한테도 걸리지 말았어야지. 나한테도 비밀로 했어야지"라고 버럭했다.
앞서 우보영은 예재욱에게 거절당한 뒤 신민호에게 하소연하며 위로받았다. 신민호는 그 때를 떠올리며 "그렇게 쉽게 풀어질 감정이었으면 내 앞에서 왜 울고불고 했냐. 멋대로 사람 등신이나 만들고"라며 우보영을 원망했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이해될 만한 비련의 남주인공의 감정이었다. 하지만 이후 전개는 유치하기 짝이 없었다. MT에서 신민호는 예재욱과 우보영 사이를 훼방놓으며 치졸하게 굴었다. 같이 못 앉게 방해했고 휴게소에서 예재욱의 핫바를 빼앗아 먹었다.
사륜바이크를 탈 때엔 우보영이 예재욱 뒤에 못 타도록 했다. 자신 뒤에 태워서는 거칠게 몰며 위험하게 폭주했다. 아무리 철없는 신민호라도 데이트 폭력에 민감한 요즘 이 같은 스토리는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신민호는 "왜 나한테 화났냐"고 따져 묻는 우보영에게 "너 걱정한 시간이 아까워서 그런다. 내 귀한 시간 빼앗아서 너 걱정하게 만들어놓고 예 선생님이랑 몰래 사귀면서 좋아하는 것 꼴보기 싫다. 가증스럽다"고 모질게 소리쳤다.
예재욱은 신민호를 따로 불러 우보영에게 친구가 아닌 상사로서 예의를 갖추라고 지적했다. 신민호는 "보영이는 나한테 친구나 상사가 아니라 좋아하는 여자다"라고 기습적으로 숨겨둔 마음을 고백했다.
이어 그는 "왜 괴롭히냐고? 꼴보기 싫어서요. 보영이가 저 말고 다른 남자 좋아하는 게 엿같아서. 보영이는 제 맘 모르지만 조만간 고백할 거다. 보영이가 얼마나 상처 받았는지 아냐. 사람 마음 그렇게 확 변하는데 상처 또 안 주리라는 법 없다"며 맞섰다.
예재욱도 우보영을 양보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기싸움을 모르는 우보영은 예재욱에게 "민호가 나한테 화났고 그 화살이 선생님한테 갔다. 초딩처럼 유치한 애라 그렇다. 제가 달래보겠다"며 미소 지었다.
이에 예재욱은 우보영에게 팔찌를 선물했다. 우보영은 보물 1호로 간직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신민호와 다툰 뒤 떨어뜨렸고 그는 이를 주워 멀리 던져버렸다. 우보영은 참다참다 폭발했고 신민호에게 다신 보지 말자며 화를 냈다.
이후 신민호는 우보영과 함께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누구도 공감하기 힘든 눈물이었다. 자신이 놓친 사랑인데 누구를 원망할 수 있을까. 예재욱과 우보영 사이 신민호는 방해꾼일 뿐이었다.
심지어 유치하다 못해 지나친 사랑의 방해는 캐릭터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감만 샀다. 부유하게 자라 가난한 우보영의 마음을 거절한 초반까지만 해도 철없는 도련님이었지만 짝사랑에 생떼를 부리는 남자 주인공은 민폐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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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시를 잊은 그대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