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흥국의 미투 사건이 '무혐의 처분'으로 종료됐다. 이로써 김흥국은 사건 발생 두 달여 만에 혐의를 벗게 됐다. 그가 미투 폭로로 인한 성추문에 휘말린 후 겪은 두 달여간의 분쟁 과정을 되짚어봤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오늘(8일) 김흥국 사건을 불기소(혐의 없음) 의견으로 오는 9일 서울동부지검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강간·준강간·명예훼손 등 세 가지 혐의 모두에 대해 불기소하기로 결정한 것.
경찰은 고소 당사자 진술은 물론 다수 참고인 진술, 현장조사, 휴대폰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 같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참고인 조사와 증거물 분석 등에서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3월 30대 여성 A씨의 폭로였다. A씨는 과거 보험설계사로 일하던 시절 김흥국에게 두 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당했다며 지난 3월 21일 고소장을 제출했다. A씨는 고소장 제출에 앞서 3월 14일 MBN '뉴스8'의 인터뷰에 임해 2016년 11월 한 호텔에서 김흥국이 술을 먹여 만취상태가 됐고, 눈을 떠보니 알몸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흥국 측의 입장을 달랐다. 김흥국은 A씨의 주장에 대해 서로 좋아서 술자리를 가진 것이며 서로 도울 수 있는 친구나 동생이 되고 싶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1, 2차 두 번의 성폭행이 있었다는 주장에 김흥국은 성폭행은커녕 성관계조차 없었으며 A씨가 돈을 요구하는 등 일관되게 자신을 모함한 것이라고도 반박했다.
결국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며 A씨를 맞고소한 김흥국. 김흥국은 A씨를 상대로 무고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했으며, 2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검찰 지휘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김흥국과 A씨를 각각 두 번 씩 불러 조사를 진행한 끝에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해 무혐의 결론을 내리게 됐다.
이 같은 '미투' 사건을 시작으로 아내 폭행설에 휘말리는가 하면 상해죄 피소까지 연일 구설수에 오르내렸던 김흥국. 일단 구설수의 중심에 있었던 사건이 무혐의 처분을 받음으로써 그는 새로운 시작의 가능성을 열게 됐다. 앞으로 김흥국의 맞고소 진행과 활동 재개 여부가 주목된다.
더불어 이번 김흥국 사례는 권력 남용과 위계질서가 만연해 있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며 그동안 사회적 약자로 치부됐던 성폭행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자한 '미투' 운동에 있어 하나의 오점으로도 남게 됐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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