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에서의 카리스마는 온데간데없이 '병맛' 매력이 가득했다. 지난 겨울, 안방을 장악했던 MBC '돈꽃'의 장혁과 이미숙이 나란히 SBS '기름진 멜로'로 변신에 성공했다.
7일 첫 방송된 '기름진 멜로'는 로맨스와 코믹을 더한 주방 활극이다. 중화요리 스타 셰프 서풍(이준호 분),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 단새우(정려원 분), 조폭 생활을 청산하고 중화요리집을 개업한 두칠성(장혁 분)이 중심 인물이다.
특히 장혁으로서는 오랜만에 무게감을 벗고 코믹을 입었다. 두칠성은 헤어숍에 갔다가 결혼을 앞두고 꽃단장한 단새우에게 첫 눈에 반했다. 옆 머리를 바짝 잘라 달라는 두칠성에게 단새우는 오지랖을 부렸다.
"옆을 너무 쳐내면 조폭 깍두기 같다"고 해맑게 직설하는 단새우에게 두칠성은 "나 알아요? 그렇게 자르면 안 돼요? 내 머리입니다. 조폭 깡패처럼 잘라주세요"라고 맞섰다. 하지만 그는 이미 단새우에게 반한 뒤였다.
장혁의 파격 변신이 돋보이는 캐릭터였다. 그는 전작인 '돈꽃'에서 가족의 복수를 위해 인생을 바친 강필주로 분해 안방 시청자들을 강렬하게 사로잡았다. 하지만 '기름진 멜로'에선 180도 달라졌다.
단새우에게 반해 머리에 나비를 꽂거나 단새우의 이혼 확률이 낮다는 얘기에 좌절하는 두칠성이었다. 짜장면을 먹다가 껌 파는 할머니(이미숙 분)에게 뒤통수를 맞고 얼굴이 짜장 범벅 되는 굴욕은 보너스였다.
그를 때린 이미숙 역시 이전 작품에서 보기 힘든 변신을 꾀했다. 짜장면을 먹고 있는 두칠성에게 껌을 내밀며 5만 원을 받고선 육두문자를 남발하는 그. 할머니 분장까지 한 까닭에 시청자들은 더욱 놀랐다.
이미숙 역시 전작인 '돈꽃'에서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뿜어냈던 바다. 강필주의 복수 대상인 정말란으로 분해 극이 가진 긴장과 처절한 복수 스토리의 중심에 섰다. 매력적인 악녀로 시청자들을 단단히 홀렸다.
'기름진 멜로'에선 1인 2역으로 볼거리를 더할 예정이다. 두칠성 곁을 맴도는 미스터리한 할머니와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재벌집 사모님 진정혜 역이 그것. 한 작품에서도 극과 극 매력을 뿜어내고 있는 셈이다.
'돈꽃'에서 장혁과 이미숙은 팽팽하게 맞섰다. 카리스마로 똘똘 뭉쳐 안방을 접수했던 두 사람이 '기름진 멜로'에선 180도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너무 파격적이라 신기하고 반가울 다름.
병맛 로맨스로 안방에 신고식을 치른 '기름진 멜로'다. 장혁과 이미숙의 시너지효과로 월화극 승기를 잡을지 궁금해진다. /comet568@osen.co.kr
[사진] '기름진 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