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이 사랑하는 감독' 이창동 감독은 유아인과 손잡고 '버닝'의 수상에 성공할까.
제71회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는 8일(현지시각) 오후 프랑스의 휴양도시 칸에서 화려하게 개막한다. 올해 칸영화제에는 총 21편의 영화가 경쟁 부문에 진출한 가운데,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
'버닝'은 이창동 감독의 8년 만의 신작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총 6편의 연출작 중 5번째 칸영화제 진출작이며, 경쟁 부문은 이번이 3번째다. '박하사탕'은 지난 2000년 제 35회 칸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됐고, '오아시스'는 2003년 제43회 칸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소개됐다. '밀양'과 '시'는 각각 2007년 제60회와 2010년 제63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무엇보다 이창동 감독은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돼 빈손으로 돌아온 적이 없었다. 2007년 제60회 칸영화제에서는 주연을 맡았던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기며 '칸의 여왕'이라는 전무후무한 타이틀을 선사했고, 2010년 제63회에는 본인이 각본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8년 만에 경쟁 부문에 또 다시 이름을 올린 이창동의 수상에 초미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영화계에 따르면 '버닝'은 일찌감치 칸영화제가 높은 관심을 보여온 작품으로 알려졌다. 제작 단계부터 칸영화제 관계자들이 남다른 관심을 표해왔던 만큼 칸에서의 '버닝'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원작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헛간을 태우다'로 알려졌지만, '버닝'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는 미스터리한 영화다. 이창동 감독은 "8년이란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어떤 영화로 관객을 만나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다"고 오랜 고민을 전하며 "젊은이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수수께끼 같지 않을까 싶다. 과거에는 젊은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대상이 분명했지만, 지금은 왜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는지 찾기가 어렵다. 저희는 이런 미스터리한 영화다. 설명할 수록 어렵다"고 여전히 베일에 싸인 '버닝'에 대해 소개했다.
주인공 종수 역을 맡은 유아인은 '버닝'을 통해 생애 처음으로 칸 레드카펫을 밟으며 '칸의 남자'로 거듭난다. 유아인은 생애 첫 칸 레드카펫이라는 일생일대의 영광 앞에서도 담대함을 잃지 않았다. "칸에 한 번도 안 가봐서 모르는데 다들 대단하다 해서 그런가보다 싶다"는 유아인은 "우리 영화는 상당히 자연스러우면서도 독특한 영화다. 이런 영화가 소개되고 평가될 수 있다는 점이 기쁘다. 우리 영화를 소개하러 가는 자리니 그곳에서 알쏭달쏭한 수수께끼 같은 영화를 잘 알릴 수 있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옥자'에 이어 2년 연속 칸 경쟁 부문에 진출한 스티븐연과 데뷔작으로 칸 레드카펫을 밟게 된 '이창동의 뮤즈' 전종서에도 관심이 쏠린다. 스티븐연은 "지난해 '옥자'로도 경험했지만, 이번엔 더욱 특별하다. '버닝'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고, 전종서는 "평소에 가고 싶었던 나라였는데 영화를 통해 가게 돼 너무 기쁘다"고 떨리는 소감을 전했다.
'버닝'은 오는 16일(현지시각)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리는 공식 상영을 통해 전 세계 영화인들 앞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공식 상영에 앞서 이창동 감독, 유아인, 스티븐연, 전종서는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창동 감독은 '경쟁부문 진출=수상'이라는 공식을 또 한 번 입증할 수 있을까. 전 세계 최고의 영화 축제 칸에서 날아올 낭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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