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예능프로그램 '비긴어게인2'의 큰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자우림, 특히 김윤아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우림의 건재함과 더불어 보컬리스트 김윤아의 치명적인 매력 역시 다시금 느낄 수 있다. 우리가 몰랐던 김윤아의 모습까지.
지난 4일 방송된 '비긴어게인'에서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멤버들이 버스킹을 펼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저녁 식사를 위해 현지 루프탑 바를 방문한 곳이 마침 누구나 공연할 수 있는 오픈마이크 형식의 무대였고, 김윤아는 이선규와 함께 '봄날은 간다', '봄이 오면' 등 자신의 곡들을 불러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보컬은 좌중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그런가하면 이날 새로운 막내로 합류한 정세운은 버스킹 후 약속된 장소로 가던 중 '안녕 미미'를 부르는 김윤아의 모습을 목격하고 한참을 넋 놓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내가 정녕 저분들과 하는 건가. 듣는데 아까 (내가)버스킹 할 때보다 더 떨렸다"고 고백했다. 이처럼 김윤아는 대중을 넘어 동료 선후배 뮤지션들마저 동경심을 갖게 하는 아티스트다.
'비긴어게인2'에서는 이런 김윤아의 목소리를 매회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반응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더불어 강해보이는 김윤아의 외면 뒤 존재하는 섬세한 면모, 인간적 매력 등도 나타난다.
이날 김윤아는 "그간 관리를 잘 해오며 활동했는데"라면서 현재 컨디션이 그닥 좋지 않다는 것을 드러냈다. 더불어 이선규는 "몇 년 전 김윤아가 크게 아팠다"라고 회상하며 "윤아는 아프지 않을 줄 알았다. '윤아도 아플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자신이 김윤아에 가졌던 생각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실제로 김윤아는 수년 전 얼굴 근육, 청각 신경, 미각, 구강 신경 등 안면마비 증상을 겼었고 당시 은퇴까지 고려했던 사실이 알려져 팬들을 안타깝게 했었다. 당시 한 방송에서 그는 "사람이 면역력이 약해지면 감기로도 신경이 손상된다더라. 그때 처음 알게 됐다"며 "완치는 됐지만 후유증은 남았다. 다친 신경이 100% 돌아올 순 없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무엇이든 완벽하게 하는 스타일인 김윤아가 몇 년간 육아와 집안일, 바깥일을 함께 하면서 생긴 병이었다.
이 같은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김윤아이기에 다시 회복해 버스킹을 하고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줄 수 있다는 자체가 본인에게나 보는 이들에게나 소중한 경험이다. 그리고 김윤아에게는 말그대로 뮤지션 인생에 있어 '비긴 어게인'일 테다.
또한 버스킹을 하기 전 이동하면서 "창피해", "떨려" 같은 말을 하는 김윤아의 모습 역시 새롭다. 이날 그는 "솔직히 그간 버스킹을 이동하는 사이 (부끄럽다는)저항의 마음이 있었는데 이제 그런게 아예 없어졌다"라며 한층 해탈(?)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쑥스러움과는 다르게 한국이 낯설 법한 외국인들에게 자신의 곡들을 들려주며 '언어는 달라도 음악은 하나'란 사실과 감성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김윤아다. /nyc@osen.co.kr
[사진] 김윤아 SNS, JTBC 화면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