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길해연이 손예진과 정해인의 사이를 갈라놓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정해인에 폭언하고, 제멋대로 손예진의 맞선을 잡는 등 ‘막장’의 행태였지만 길해연의 행동은 주변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현실 엄마’의 전형이었다.
지난 4일 오후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는 윤진아(손예진 분)의 엄마 김미연(길해연 분)이 딸과 서준희(정해인 분)를 갈라놓기 위해 갖은 애를 쓰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윤진아는 서준희의 집을 찾아갔고, 김미연은 딸을 따라 서준희의 집까지 쫓아갔다. 서준희는 인터폰으로 김미연의 모습을 보고 윤진아에게는 “술에 취한 친구가 찾아왔다”며 거짓말을 하고 그를 돌려보냈다. 결국 서준희는 김미연을 홀로 맞이하게 됐다.
김미연은 서준희의 뺨을 때리고 “내가 너희 남매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얼마나 아끼는지 말 안해도 알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을 벌이냐”며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으니 윤진아와의 사랑을 ‘실수’로 치부했다. 서준희는 그런 김미연의 말에 “진아 만난 건 실수가 아니다”라며 윤진아에 대한 마음을 드러냈다.
서경선(장소연 분)과 서준희 남매를 챙기는 듯 하면서 은근히 자신의 자식들과 비교하고 무시해왔던 김미연은 서준희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퍼부었다. 처음엔 “가족과 다름없는 사이인데 이게 가당키나 하냐”고 설득하다 서준희에게 이가 통하지 않자 “넌 내 기준에 미치질 못한다”고 돌직구를 날린 것.
김미연은 “이것저것 따지는 사람들 보고 속물이라고, 자식으로 장사 하냐고 하는데 난 상관 안 한다. 아마 진아 아빠가 현역에 있었으면 더 높이 봤을 것”이라며 자신의 속물 근성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그런 김미연의 폭언에도 서준희는 “한 번만 믿고 기회를 달라”는 말만 하며 굳건하게 마음을 지켰다.
친구가 왔다는 서준희의 말을 믿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뒤늦게 엄마가 서준희의 집으로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윤진아는 서둘러 그의 집으로 향했다. 윤진아는 자신에게 거짓말을 한 서준희에게 “왜 거짓말 했냐”며 화를 냈고, 엄마 김미연에게는 “겨우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었냐. 이게 엄마 수준이냐”며 “사랑하는 게 왜 잘못이냐”고 따져 물어 결국 엄마를 폭발하게 햇다.
김미연은 윤진아와 서준희의 굳건한 사랑을 눈으로 확인했지만 마음 돌릴 생각은 하지 않았다. 윤진아의 맞선을 잡고, 윤진아의 이직을 찾아보기도 하는 등 두 사람의 사이를 갈라놓을 생각만 했다. 남의 아들에게 “넌 내 기준에 못 미친다”고 막말을 퍼붓고 “자식 장사 한다해도 난 상관없다”고 잔인한 말을 하지만, 김미연의 반응은 막장보다 현실 속에서 찾아볼 법한 엄마의 반응이었다.
김미연의 도가 넘은 사랑 훼방에 시청자들은 “화가 난다”고 분노하면서도 어느 한 편으로는 엄마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을 것이라며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딸의 편안함을 위해 딸의 사랑을 갈라놓고 싶어 하는 엄마의 마음을 모를 리 없기 때문에 시청자들도 화나고 애잔한 복잡한 심경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 현실적이기에 더 짠한 윤진아와 서준희의 사랑이 과연 이 모든 반대를 뚫고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눈길이 모아진다. / yjh0304@osen.co.kr
[사진]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