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수 연기상 혹은 주·조연상을 받은 스타들의 일부 팬 입장에선 고작 ‘인기상’을 받은 배우 정해인이 센터(정중앙)에 서 기념사진을 남겼다는 사실이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선배들에 대한 예의가 없다며 혹평을 보내고 있는 그들이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정해인이 경력 높은 선배들을 제치고, 아직 신인인 그가, 정중앙에 자신만만하게 서서 기념사진을 남겼기 때문이다. 사실 이상할 게 없지만 ‘프로 불편러’들의 시선에선 충분히 분노를 유발할 수 있겠다.
사진을 본 그들은 정해인이 아무리 신인이라고 해도 선배들을 센터로 몰아주는 센스가 없냐는 이유를 들며 비난하고 있다. 반면 상대 진영에서는 정해인이 이제 막 주목 받기 시작했기 때문에, 자신에게 깊은 배려를 보여주는 선배들의 선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을 것이라며 너무 고깝게 보지 말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사실 최우수상 및 신인상, 인기상 등 어느 무게와 지위의 상을 수상했든 상의 높낮이가 스타들의 기념사진의 위치까지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프로 불편러들의 논리에 따르면 대상 수상자는 무조건 정중앙에 서야하고 상의 무게에 따라 그 바로 옆은 남녀주연상, 다음은 남녀조연상, 남녀신인상이라는 순서대로 서서 찍어야 한다.
제54회 백상예술대상의 특별취재단이 3일 촬영한 ‘영광의 수상자들’의 사진을 봐도 그 누구도 정확하게 행렬을 맞춰서 사진을 찍진 않았다. 사진 상 오른쪽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으며 왼쪽에는 듬성듬성 빈 곳도 눈에 띈다.
그렇다고 그들이 남녀 성비를 맞춰 정확하게 각을 맞춰 대열을 만든 것도 아니었다. 원래 자신이 서 있던 위치에서 재빨리 줄을 맞춰 섰고 예쁜 포즈를 요구하는 취재진을 향해 미소를 지었을 뿐이다. 사진을 아무리 봐도 불편할 게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참고로 기자는 정해인의 팬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한다./ 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