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논란의 아이콘 심형래가 40년 만에 마당놀이에 도전한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는 2018 신(新) 마당놀이 '뺑파게이트' 프레스콜이 열렸다. 심형래, 윤문식, 최주봉, 김성환, 김진태, 안문숙, 정은숙, 김유나 등이 참석했다.
40년 만에 마당놀이를 처음 도전하는 심형래는 그 이유에 대해 "방송을 쉬고 모든 게 올스톱됐다. 마당놀이 하자고 제안왔을 때 감사하고 고마웠다. 영구 캐릭터가 한복을 입고 시장 장터에서 벌어지는 일을 연기하는 캐릭터다. 영구가 어떻게 보면 무대 없이 하는 코미디라 마당놀이도 잘 맞는다"고 밝혔다.
이어 "개그맨 아이디어 짜는 것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겠더라. 거기에 맞는 개그도 만들어야 한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도 부족하다. 열심히 더 하겠다"고 덧붙였다.
심형래는 전공분야인 바보 역할이 아닌 결사적으로 잔머리를 굴리는 사기꾼 황칠 역을 맡았다. 뺑파 역할을 맡은 안문숙과 호흡을 맞춘다.
이에 대해 심형래는 "참 오랜만에 분장을 하니까 옛날 생각이 난다. 개그맨만 하다가 마당놀이는 처음이다. 연기와 대사들과 함께해 '할 수 있을까?' 했는데 많이 배우고 있다. 호흡도 너무 잘 맞는다. 많이 와주셔서 '마당놀이가 이런 거구나' 느끼셨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드러냈다.
1982년 KBS 제1회 개그콘테스트로 데뷔한 심형래는 코미디언으로는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지난 1988년에는 KBS 코미디 대상을 수상하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2007년 영화 '디워' 감독으로 나선 뒤 그를 향한 평가가 엇갈렸다. '디워' 자체는 논란 속에서도 840만명을 동원하며 흥행했지만, 한편으론 애국심 마케팅이라며 혹평이 쏟아졌다. 또, 영구아트센터 스태프 임금 체불 문제를 겪으면서 한 순간에 추락했고, 주연과 감독을 맡은 차기작 '라스트 갓파더'는 흥행도 실패했다. 설상가상 2014년에는 횡령과 도박설에 휩싸이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후 심형래는 지난 2017년 10월 대학 특강에 나섰고, 그해 12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코미디 버라이어티쇼 '심형래 유랑극단'을 선보이는 등 재기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당시 '유랑극단' 인터뷰를 통해 "어깨가 무겁고, 대중의 차가운 시선을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있으면 해결을 못하지 않나. 그럴수록 더 재기해야 하지 않나 싶다. 움츠려들지 말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마당놀이로 돌아온 심형래는 "정말 5월에 행사도 많고 일이 많은데, 요즘 어르신들이 볼 공연이 없다. 5월 하루는 부모님과 와서 공연도 보고, 맛있는 거 먹고, 즐거운 공연 보시라고 준비한 것도 있다"며 즐거운 공연을 기대케 했다.
한편, 마당놀이 '뺑파게이트'는 인당수 사건으로 심봉사가 받은 거액의 보상금을 노리는 천하의 불효자 심창과 역대급 기획사기단 뺑파와 황칠. 고전에 나오는 마음 착한 심봉사가 아닌, 노골적으로 몸을 들이대는 뺑파의 유혹에 넘어갈 듯 말 듯 해주는 밀당의 고수 심봉사의 불꽃 튀는 두뇌 배틀을 그린다. 4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다./hsjssu@osen.co.kr
[사진] '뺑파게이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