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굳이 박진영의 종교관에 집착하나.
가수 박진영이 '구원파 전도 의혹'으로 연일 이슈다. 지극히 사적인 모임, 4년 전부터 열었던 성경공부 모임이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박진영은 구원파'라는 보도로 다시 한 번 박진영의 종교가 논의 대상이 된 것. 굳이 공론화할 필요도 없는 개인의 종교 문제인데,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박진영을 참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일 한 매체가 '박진영의 구원파 전도 현장 목격'이란 기사를 보도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박진영은 본인에게 사실 확인도 없이 보도된 기사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며 "법적 책임을 지시게 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특히 박진영은 자신과 JYP엔터테인먼트가 구원파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진영이 직접 구원파와 관련 없는 성경모임이라고 밝힌 만큼 논란이 마무리되는 듯 싶었지만, 3일 오후 '박진영은 구원파'라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다시 한 번 그의 종교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이미 "전혀 관계없다"라고 본인이 직접 밝힌 가운데, 연이어 쏟아진 보도는 대중의 피로도만 높일 뿐이었다.
무엇보다 박진영이 구원파이든 아니든, 굳이 대중이 그의 종교관을 알고 이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냐는 물음이 이어지고 있다. 종교는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이며, 대한민국 헌법 제20조에 '종교의 자유'가 명시돼 있다.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종교를 자기가 원하는 방법으로 신앙할 자유'가 있다는 의미. 박진영도 마찬가지로 보장받아야 할 권리고, 개인적인 종교관이 어떤 식으로도 침해받을 이유는 없다.
언론인 겸 방송인 김어준은 이날 방송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박진영의 구원파 의혹에 대해 언급하며, "박진영이 구원파든 아니든 우리 사회가 박진영 개인의 종교관을 왜 알아야 하는거냐. 무슨 자격으로 개인의 종교관을 따지고 기사화하는 것이냐. 박진영의 종교관과 청해진 사태를 왜 한 기사에 쓴 것이냐. 구원파가 세월호를 침몰시켰고, 그 신도인 박진영이 연대 책임이 있다며 사람들이 떠들어대길 바라는 것이냐"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물론 해당 매체에서는 "절대로 (박진영의) 종교의 자유를 건드린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굳이 이번 보도를 통해서 말하려고 하는 것은 뭘까. 이 매체는 보도의 목적을 '구원파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나는 여전히 무교다'는 박진영의 주장에 대한 진위 여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진위 여부조차 굳이 대중이 알 필요가 있는 사실이었을까. 오히려 "대중이 박진영의 종교관까지 알아야 하냐"는 반응만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박진영의 구원파 의혹 보도가 대중의 피로도만 높이고 있다는 것.
또 박진영의 종교의 자유를 건드린 게 아니라고 말하지만, 개인적인 선택인 종교관까지 파헤쳐 보도하는 것 자체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반응도 뜨겁다. 특히 구원파의 경우 세월호 참사와 연관돼 대중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박진영과 이를 연관 지어 보도하는 것 자체가 박진영을 향한 부정적인 시각을 생산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한 것.
박진영이 어떤 종교를 믿든, 또 그가 무교든 아니든 누구도 함부로 비판할 수 없고, 박진영의 종교관에 집착할 필요도 전혀 없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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