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대표 흥행보증수표 유해진이 코믹 가족극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공조’를 시작으로 ‘택시운전사’와 ‘1987’까지 연타석 흥행을 펼친 유해진은 ‘레슬러’를 통해 또 한 번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영화 ‘레슬러’는 전직 레슬러에서 프로 살림러로 변신한지 20년. 살림 9단 아들 바보 귀보씨가 예기치 않은 인물들과 엮이기 시작, 평화롭던 일상이 유쾌하게 뒤집히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유해진은 극 중 전직 레슬링 선수에서 살림 9단 아들 바보로 변신한 귀보씨를 맡아 그야말로 원맨쇼를 펼치며 관객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
유해진은 2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 속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아들 성웅과 동갑내기 친구인 가영이 귀보씨를 좋아한다는 설정. 어린 시절부터 항상 든든하게 자신에게 힘이 되어준 아저씨에게 사춘기 소녀가 가질 수 있는 풋풋한 감정을 그려냈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 부정적인 시선으로 볼 수도 있을 터.
아들 친구와의 러브라인 설정에 망설이지 않았냐는 말에 “저는 크게는 짝사랑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렸을 때 한 번쯤 선생님 좋아하고 동네 교회오빠 좋아하고 그런 짝사랑도 있고 진짜 부모가 자식 사랑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짝사랑이다. 그래서 제가 보고 느꼈던 것은 짝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봤다. 아들의 성장뿐만 아니라 부모인 나로서의 성장도 같이 다뤄지는 거구나 생각을 했다. 그 생각은 촬영하면서 들었다. 아들한테 상처를 받아가면서 부모로서도 또 한 단계 성장해가는 구나”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스토리만 아는 관객들 중에는 부정적인 의견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그래서 일반 시사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익히들 알고 있는 거기에 너무 중점을 두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 저희 영화는 그런 부분만 부각시키는 영화가 아니고 어떤 짠함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것 같다. 그래서 일반 시사를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런 오해들을 하셨던 분들이 좋게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많은가 보더라. 제가 보기에도 그런 점은 해프닝일 수도 있고 아들과 제 관계가 짠하게 와 닿지 않을까 싶다. 그 부분은 저도 울었다”고 덧붙였다.
극 중 전직 레슬링 선수로 분한 그는 “액션은 다 힘든데 요즘은 섣불리 흉내내면 욕먹지 않나. 저는 예전에 레슬링을 한 사람으로 그려져서 민재처럼 잘 하는 것이 필요하지는 않았지만 몸에 남은 게 필요했다. 여름에 체대에 가서 연습했는데 너무 힘들었다. 제가 나이 먹은 탓도 있겠지만 기본기만 하는데도 땀이 엄청 나면서 정말 힘들더라. 저는 그 정도만 해도 힘들었는데 민재는 유망주로 나오니까 잘해야 해서 정말 힘들었을 거다. 직접 100% 다 했다. 몸 좀 사려가면서 하라고 할 정도였다. 영화가 처음이다 보니 욕심이 있었다. 그러다 보면 다친다고 한 편으로 끝낼 거냐고 많이 얘기했었다”고 말했다. /mk3244@osen.co.kr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