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유명한 원작이 다소 벅찼을까. 야심찬 시도는 시청률 실패로 돌아갔다.
지난 1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위대한 유혹자'는 1782년에 출판된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가 지은 서간체 소설 '위험한 관계'를 모티브로 한 작품.
18세기 유럽 사교계를 배경으로 귀족들의 은밀하고 방탕한 면모를 드러냈는데 사랑의 환상을 조롱하고 성적 욕망을 적나라하게 표현해 심리소설의 고전이라고도 불린다.
영화로도 다수의 작품이 만들어졌던 바다. '위험한 관계'(1988), '발몽'(1989),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1999), '스캔들'(2003), '위험한 관계'(2012) 등 미국, 한국, 중국 등 국적을 넘나들며 여러 나라에서 리메이크됐다.
'위대한 유혹자'에 가장 가까운 작품은 아무래도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일 것이다. 이전에는 '위험한 관계'가 하이틴물로 리메이크된 적은 없었던 바.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은 그 색다른 배경와 신선한 설정으로 주목받았다.
'위대한 유혹자' 역시 아름다운 스무 살 청춘남녀의 위험한 사랑 게임을 담은 로맨스물로 미국이나 유럽과는 또 다른 한국적 감성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에서 '스캔들'이라는 사극으로 각색된 적은 있었지만 현대 배경의 드라마로는 첫 시도였기에 기대 역시 컸던 게 사실이다.
연출자인 강인 PD는 이에 대해 "원작이 문학작품이라는 건 부담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원작을 리메이크하는 게 이미 여러 작품이 나와있지만 우리는 리모델링 느낌이다. 튼튼한 뼈대를 2018년 버전으로 스타일리시하게 만들어갈 것이냐 하는 고민이 신선하고 재미있었다"고 전하며 다른 작품들에 비해 남자주인공의 캐릭터를 더욱 보강했고 새로운 주인공 한 명도 추가했다고 설명한 바다.
이렇게 2018년 MBC 첫 미니시리즈로 야심찬 출발을 했던 '위대한 유혹자'는 그러나 시청자들을 유혹하는 데는 실패했다. 신예 대세 우도환과 걸그룹 레드벨벳의 박수영(조이)란 카드를 내세웠음에도 3%대로 시작했고 반등은 하지 못한 채 방송 내내 1~2% 시청률에 머물렀다. 마지막회를 앞뒀던 지난 30일 방송분은 1.5%(닐슨코리아 집계, 전국 기준)의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이제 막 스무살이 된 네 사람이 진정한 사랑을 통해 성장해나간다는 원작의 토대는 유지했지만 캐릭터의 매력도나 설득력이 다소 부족했다. 철벽녀라고 명명됐던 은태희(박수영 분)가 권시현(우도환 분)에게 마음을 여는 과정은 너무나 쉽고 허무했고 왜 이들이 유혹 게임을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이 부족했다. 어쩌면 원작의 가장 큰 재미 포인트들이 흔들린 것이다.
하지만 시청률과는 다르게 화제성만큼은 상당했고, 이는 현실 열애설로 이어지기도 했다. 우도환과 문가영이 열애설에 휩싸인 것. 이에 양측 소속사 측이 "열애설은 사실무근"이라며 단번에 부인했다. 우도환, 문가영을 포함해 조이, 김민재까지 4명이 친해져서 생긴 오해라는 설명이다. /nyc@osen.co.kr
[사진] 각 소속사,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