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버닝’(감독 이창동)을 통해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 유아인과 스티븐 연, 전종서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30일 오후 네이버 V라이브를 통해 ‘버닝’의 무비토크가 진행된 가운데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가 참석했다. 세 사람은 140일 동안 ‘버닝’의 촬영에 임하며 어느 새 절친한 선후배 사이가 됐다. 세 사람의 훈훈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통해 이창동 감독의 연출 스타일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버닝’은 유통회사 아르바이트생 종수(유아인 분)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 분)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 분)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다. 이창동 감독의 8년 만의 신작이자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개봉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날 유아인은 잘생겼다는 네티즌들의 칭찬에 부끄러워하며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려 호응을 얻었다. 이어 긴장감에 떨고 있는 신인배우 전종서를 응원해달라는 MC 박경림의 제안에 “저도 떨린다(웃음). 저와 함께 오늘 편안하게 하면 될 거 같다”고 조언했다.
이날 공개된 예고편에 대해 유아인은 “뻔하지 않고 새롭고 감각적”이라며 “여러분들이 예고편만 봐선 내용을 정확히 추측할 순 없겠지만 저희 영화가 미스터리를 다루고 있는데 예고편이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제대로 잘 살렸다. 하지만 본편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다”고 작품성을 자신했다.
세 사람은 “영화가 정말 좋다. 저희들이 촬영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아인은 “이창동 감독님은 장인정신으로 영화를 만드신다. 만족할 때까지 촬영을 하신다”며 “배우에게 숙제이기도 하지만, 보통의 작품 촬영에선 시간이 많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감독님과의 촬영 과정을 통해 최대치를 찾아나갔던 거 같다. 이 작품 이후 제가 갓 태어난 것 같은 느낌이 든다(웃음). 이전과 이후가 나뉜다는 말처럼 알을 깨고 새로 태어난 느낌이다”라고 이 감독과의 작업 소감을 전했다.
유아인은 2003년 데뷔한 이후 줄곧 이창동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15년 만에 이 감독과 작업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연도 준비된 촬영기 영상을 보며 “촬영 당시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는 소감을 남겼다. 유아인은 이에 “그때의 느낌이 되살아나는 거 같진 않지만(웃음), 당시의 느낌들이 조금씩 생각나는 거 같다”며 “개인으로서도 다시 저런 느낌을 느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굉장히 사실적이었다”고 말했다.
스티븐 연은 ‘버닝’에 합류한 과정에 대해 “런던에서 새벽 3시에 봉준호 감독님에게 전화를 받았다. 이창동 감독님이 왜 나를 만나고 싶으신지 궁금했다”며 “당시 런던에서 한국으로 가려고 했었다. 그렇게 신기한 경험들이 많았다”고 심상치 않았던 캐스팅 과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의 영화에 참여하고 오늘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게 믿겨지지 않는다고 감탄했다.
신인 전종서도 남다른 소감을 남겼다. 아직까지 스크린 속 자신의 모습이 낯설다는 그는 “스크린을 통해 제 모습을 보는 게 낯설다. 스티븐 연의 말처럼 저 역시 그때의 감정이 살아나는 거 같다”며 “칸 영화제에 간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웃음). 시간이 지나고 이때를 돌이켜 본다면, 굉장히 생각이 많이 날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버닝' 팀은 내달 8일부터 열리는 칸 국제영화제에 참석하며 개봉은 5월 17일로 예정돼 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네이버 V라이브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