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재현이 설립한 수현재씨어터를 대관했다는 이유만으로 연극 ‘비클래스’가 공연 중단까지 논의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성추문에 휩싸여 활동을 중단한 조재현을 향한 비판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30일 오후 조재현이 설립한 공연제작사 수현재컴퍼니가 운영하는 수현재씨어터에서 새로운 공연이 진행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는 조재현의 복귀설로 불거졌다. 하지만 이에 대해 수현재씨어터에서 상연할 연극 ‘비클래스’(B CLASS)측 관계자는 30일 OSEN에 “‘B클래스’는 수현재씨어터를 대관해 상연하는 것이다”라며 “미투 운동이 불거졌던 조재현의 복귀 활동과는 무관하다”라고 밝혔다.
조재현은 올해 불거진 ‘미투 운동’에 따른 성추문 폭로로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그런 조재현이 운영하던 수현재씨어터가 움직임을 재개한다는 소식에 대중은 분노를 전했다. 하지만 여기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조재현의 미투 사태가 터지기 전 수현재씨어터와의 대관을 계약한 연극 ‘비클래스’ 측이 더는 스케줄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공연을 올리기로 한 것.
이에 대해 지난 달 ‘비클래스’ 제작사 스탠드바이컴퍼니 최민우 대표는 SNS를 통해 “초연 이후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관객 여러분을 다시 찾아뵙고자 장기간 조율을 거쳐왔다. 이런 준비 과정 중 하나로, 이미 수개월 전 수현재씨어터와 공연장 대관 계약을 체결했으나, 최근 이슈가 된 사건에 수현재씨어터의 관계자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공연 진행 여부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전했다.
이어 최 대표는 “최악의 상황에서는 공연을 중단하는 것도 염두에 뒀지만, 오래전부터 공연을 준비해온 배우와 스태프들, 그리고 무엇보다 재공연할 수 있도록 애정을 가져주시고 기다려주신 관객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판단을 했다. 이번 사태를 통해 배우와 스태프들 모두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비단 예술계뿐만 아닌 사회 전반의 존중과 차별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좋은 공연으로 보답하겠다”고 설명했다.
‘비클래스’ 측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비클래스’ 측은 수현재씨어터를 대관하는 것일뿐 조재현의 복귀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사안이다. 하지만 수혀재씨어터에서 공연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조재현의 복귀에 관련된 연극처럼 비춰져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특히 조재현의 성추문 사태 때문에 공연을 중단하는 것까지 고려해야 했던 ‘비클래스’ 관계자들의 복잡한 심경은 최 대표의 SNS만 봐도 알 수 있다.
조재현의 성추문 사태로 애꿎은 연극만 불똥을 맞게 됐다. 각종 미투 사태로 가뜩이나 침체된 공연계에 다시 한 번 조재현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피해 사례가 늘어나게 된 것. 난항을 겪고 있는 성추문 수사가 원활하게 진행돼 조재현의 처벌이 정해지지 않는다면, 제2의, 제3의 애꿎은 피해자들이 발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 yjh03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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