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too)' 폭로로 성추문에 휩싸인 배우 조재현의 자숙은 두 달 만에 끝난 것일까. 조재현의 이름이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대중의 날선 경계가 이어지고 있다.
조재현이 지난 2월 말 '미투' 폭로로 성추행의 가해자가 된 이후 두 달 만에 활동 재개 신호를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물론 조재현이 직접 다시 연기 활동을 시작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운영 중인 수현재씨어터에 새로운 공연이 올려지는 것만으로도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수현재씨어터는 조재현이 설립한 공연제작사 수현재컴퍼니가 운영하는 극장이다. 그동안 예술성과 완성도 높은 공연들을 무대에 올리며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조재현의 '미투' 파문 당시 계획된 공연만 상연하고 이후엔 활동을 중단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30일 수현재씨어터에 새로운 연극 '비클래스(B CLASS)'가 상영된다고 알려지면서 이를 조재현의 복귀와 연관 지어 반대하는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 이에 대해 'B클래스' 측은 "수현재씨어터를 대관해 상연하는 것이지, 조재현의 활동 복귀와는 무관하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사실 수현재씨어터에 새로운 공연이 올려지는 것을 조재현의 활동 복귀로 보기는 어렵다. 극장을 대관해 공연을 올리는 것일 뿐 조재현이 직접 공연에 나서거나 연기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B클래스' 측도 이 같은 상황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조재현의 이름이 언급된 것만으로도 뜨거운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지난 2월 불거졌던 '미투' 폭로의 파장이 워낙 컸기 때문. 조재현은 당시 출연 중이던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크로스'에서도 하차해야 했다. 특히 조재현에 대한 폭로가 한 번에 그친 것이 아니라, MBC 'PD수첩' 등을 통해서 연이은 폭로가 이어져 더 충격을 줬던 상황. 대중 모두가 조재현의 활동 복귀를 경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더욱이 '미투' 파문 이후 두 달 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이다. 조재현은 그동안 연기 잘하는 명품 배우로 불리며 동료, 후배들의 존경을 받았고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그런 그가 성추문으로 안긴 배신감이 크기에 어떤 방식으로라도 조재현이 짧은 자숙 이후 배우 활동에 복귀하는 것을 대중이 용납할 수 없는 것. 조재현으로 인해 고통받은 사람이 분명 있었고, 따라서 어떤 방식으로도 두 달 만에 조재현이 은근슬쩍 활동 재개의 신호를 보낸다면 대중의 비난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물론 수현재씨어터의 새 연극 상연은 조재현의 활동 복귀와는 무관한 일이지만, 조재현의 이름이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그가 운영하는 극장 역시 좀 더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seon@osen.co.kr
[사진]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