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의 '군함도:감독판'과 장준환 감독의 '1987'이 '제20회 우디네 극동영화제'에서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에 힘입어 영화제의 대상에 해당하는 ‘관객상’을 받았다.
투자 배급사 CJ E&M은 30일 "초청작 가운데 '1987'은 경쟁부문 영화 중 최다 관객 득표를 얻으며 총 세 편에게 돌아가는 관객상 중 최고 영예인 '골든 멀버리(Golden Mulberry)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며 "'1987'은 또, 언론과 비평가들의 투표로 정해져 단 한 편에게 돌아가는, '블랙 드래곤 관객상(Black Dragon Audience Award)'을 동시에 수상하며 영화제 기간 내내 화제의 중심에 선 작품이 됐다"고 밝혔다.
우디네 극동영화제는 이탈리아 북동부 도시 우디네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로, 유럽에서 아시아권 영화를 가장 많이 소개하는 영화제로 유명하다.
경쟁부문에 오른 대부분의 상을 관객들의 투표로 결정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 올해도 경쟁 부문에만 한국(13편), 중국 및 홍콩(14편), 일본(10편), 대만(5편) 등 총 55편의 아시아권 영화들이 초청돼 전 세계 관객들과 만남을 가졌다. 20회째를 맞는 올해 영화제에는 '1987' 장준환 감독이, '군함도' 류승완 감독과 배우 황정민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1987'에 이어 세 번째 최다 관객 득표를 얻으며 '크리스탈 멀버리(Crystal Mulberry)상'을 수상한 '군함도: 감독판' 역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군함도'는 1, 2위 영화와 근소한 격차의 득표수를 기록하며 영화제 기간 내내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앞서 '군함도: 감독판'은 지난해 10월 열린 ‘제50회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도 그 해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을 소개하는 ‘오르비타 섹션’에서 관객들의 투표로 최고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영화제에서의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우디네 극동영화제의 집행위원장 사브리나 바라세티(Sabrina Baracetti)와 프로그래머 토마스 베르타크는 "'1987' 상영 직후 열렬한 박수갈채가 쏟아진 건 올해 우디네에서 가장 감동적이고 오랫동안 기억될 순간이었다"며 "우디네의 1200명 관객들은 영화가 가진 민주화를 위해 투쟁한 사람들을 기억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굉장히 잘 이해했기 때문에 영화가 끝나자 크게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군함도: 감독판'에 대해서도 "'군함도'는 압도적인 영화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을 효과적으로 보여준 류승완 감독의 특출한 미장센은 영원히 기억되어야 한다. 우디네 관객들은 군함도의 숨막힐 듯한 역사적인 서사에 완전히 매료되었다"고 시상 소감을 전했다.
이날 장준환 감독은 "비록 아주 멀리 떨어져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 국민들이 이룩한 희망과 용기의 역사에 큰 박수 보내주신 우디네의 관객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시간과 공간을 넘어 우리는 지구촌, 지구인으로서 서로의 마음이 이어져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 감사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류승완 감독 역시 "한반도에서 종전을 알리는 시기에 전쟁의 아픔과 상처를 다룬 '군함도: 감독판'이 우디네 관객 여러분들의 지지를 받아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라며 "연이은 유럽 관객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좀 더 많은 세계인들이 아직까지 정리되고 있지 않은 한일 과거사 문제에 관심을 모아 억울한 희생자들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드릴 수 있도록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감사하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