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애도와 관련된 이슈가 또 한번 불거졌다. 배우 황찬호가 사망한 가운데 고인의 여자친구가 애도글을 삭제하고 해당 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한 것. SNS로 애도할 자유, 그리고 이를 보는 싸늘한 시선이 다시금 이에 대한 생각을 환기시킨다.
지난 26일 향년 32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故황찬호의 비보가 알려졌다. 세상은 너무 빨리 진 한 생명을 안타깝게 여겼고, 지인들 특히 고인의 연인은 SNS에 그리움을 토로한 장문의 추모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황찬호의 SNS에 게재된 "내 멋진 남자친구, 세상에서 나를 너무 사랑해주고 잘해준 내 남자친구 황찬호... 이제 편히 쉬어. 고생했어. 황찬호는 참 잘살았어! 너무 고마워. 진짜 고마워. 날 너무 사랑해줘서 진짜 고마워. 진짜로 너무 고마워"에서는 고인을 향한 연인의 애정을 가득 느낄 수 있다.
또 "내 남자친구 황찬호 오빠 진짜 빨리와. 나 힘들어 빨리 와서 위로해줘. 어제도 그제도 우리 행복했잖아 엄청. 우리 다음 주에 놀러 가기로 했잖아. 빨리 놀러 가자", "너무 슬프지만 내가 슬퍼하면 오빠가 더 힘들 테니까 이겨낼게. 꼭 조금만 힘들어 할게. 근데 너무 보고싶다. 너무... 오빤 최고의 멋진 남자야. 자랑스러운 멋진 배우 황찬호", "황찬호 빨리 와 빨리 오라고. 나 두고 이러기야? 빨리 돌아와. 어제도 오빤 여전히 사랑한다고 했는데", "날 사랑해줘서 잘해줘서 고맙다고도 말 못했는데 미안하다고도 말 아직 못했는데 말이라도 좀 해봐..세상에서 나를 너무 사랑해주고 잘해준 내 남자친구 황찬호. 이제 편히 쉬어. 고생했어”라는 글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해당 글들은 황찬호의 여자 친구가 직접 올린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이 SNS를 통해 공유되고 또 언론을 통해 보도돼 화제를 모으자 관련 글들은 삭제됐으며 SNS는 비공개로 전환됐다.
해당 글들을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애도하려는 마음은 알겠지만 SNS에 글을 올리는 행동이 잘 이해는 안 된다", "SNS에다 쓸 말은 아닌 것 같다", "저럴 정신이 있을까"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글쓴이에게 큰 심적 부담을 안길 만한 내용들이다.
물론 "연인을 잃은 슬픔을 스스로 어떤 방법으로 위로하던 남에게 피해만 안주면 되는거 아닌가?", "그냥 수신자 없는 편지 쓴 편지다. 불편러들 때문에 세상이 더 각박하고 불편해진다" 등 연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의견들 역시 많다.
분명한 사실은 SNS가 과연 개인의 공간이냐 아니면 남에게 '보여주는' 공간이냐의 문제와 그에 대한 판단은 제각각이라는 것. 나와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니다.
한편 황찬호는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출신으로 2006년 연극 ‘유리가면 Episode 5-또 하나의 영혼’으로 데뷔했다. 이후 연극 ‘챠이카’, ‘벚꽃동산’, ‘파더레스’, ‘잉여인간 이바노프’, '숲귀신', ‘검은옷의 수도사’, ‘내일은 챔피온’ 등 다수의 무대에 올라 연기를 선보였다. 연극 뿐 아니라 뮤지컬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셜록홈즈'에도 출연했으며 KBS1 '장영실', MBN '연남동 539', OCN '그 남자 오수' 등에서도 출연하며 TV로도 영역을 넓혔던 바다. 또한 후배 연기자들을 양성하는 교육자로도 활약했다. /nyc@osen.co.kr
[사진] 황찬호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