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빨은 앞으로 더 노래질 거예요.”
방송인 유병재의 블랙코미디가 4000여 명을 열광시켰다.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는 유병재의 두 번째 스탠드업 코미디쇼 ‘B의 농담’이 진행됐다.
유병재는 지난해 8월 첫 번째 스탠드업 코미디쇼 ‘블랙코미디’를 성황리에 선보인 바. 약 8개월 만에 약 10배 규모의 공연장에서 3일간 관객들과 만나게 된 것. 4000석이라는 더 커진 규모에도 전석 매진돼 유병재 파워를 실감케 했다.
‘B의 농담’은 ‘병재’, ‘B급’ 그리고 ‘블랙코미디’의 B를 의미한다. 유병재만의 코미디 철학, 사회상을 녹여낸 웃기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유머가 관객들을 약 90분 동안 들었다놨다 했다. 마이크 하나만 쥐어도 지루할 틈 없이 이끌어나가는 그의 입담이 이 공연의 핵심이다.
공연에서는 성우가 차분한 목소리로 ‘불박’(불편 박스)에 접수된 소위 ‘악성댓글’을 읽는다. 이에 유병재가 피드백하면서 다양한 주제를 다루게 된다. 공연에서 유병재가 언급한 주제는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 전 대통령, YG엔터테인먼트, 미투운동, 페미니즘, 인종 문제 등이다.
특히 최근 유병재는 ‘나의 아저씨’에 대한 감상평을 남겼다가 일부 네티즌들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그는 “제가 쓰게 될 사과문의 첫 번째가 드라마 리뷰일 줄 몰랐다. 재밌게 봤다고 해서 죄송하다. 모른 척하고 넘어가면 제가 앞으로 보여드릴 코미디가 성립하지 않을 것 같다”며 자신을 되돌아봤다고 사과했다.
이어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를 소위 ‘왜 까지 않냐’는 불박 의견에 대해서는 “솔직히 억울한 부분이 있다. 마약한 건 그들인데 욕은 제가 먹는다. 기분 좋은 건 그들, 기분 나쁜 건 나다. (개그를 통해) ‘약 빨았다’는 말을 듣고 싶었을 뿐”이라고 털어놨다.
미투 운동에 대해서도 다뤘다. 그는 “용기내준 피해자들의 위대한 첫 시작으로 우리 모두가 소중하게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며 “실시간 검색어 순위 빼앗는 사람들이 없어야 한다. 홍상수 김민희 씨는 자택에서 데이트하시는 것이 어떨지 제안 드린다”고 말해 관객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이어 “나쁜 사람들이 사라져서 용기내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고 진심으로 덧붙였다.
이밖에 유병재를 비롯해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최고의 호흡을 보여주고 있는 매니저 유규선도 함께 무대에 올라 인기를 실감케 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