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90도 인사=굴욕적'이 잘못..조용필 인사 논란의 핵심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8.04.29 19: 04

90도 인사를 했다고 해서 '굴욕적'인 것은 아니다. 어쩌면 가수 조용필의 인사 논란에서 핵심이 되는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가수 조용필이 때아닌 90도 인사 논란에 휘말렸다. 조용필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인사를 나눌 때 허리를 '너무 많이' 굽혔다는 것. 이 모습이 대중에 공개됐고 일각에서는 '굴욕적'이라는 시선을 보냈다.
조용필은 대한민국에서 하나의 아이콘과도 같다. 단지 가수를 넘어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존경받는 뮤지션이자 '가왕'이다. 2005년에서는 평양에서 단독콘서트를 개최할 정도로 북한에서도 유명한 인물이다. 이런 그가 자신보다 수십년 나이 차이가 나는 김 위원장에게 허리를 90도 굽혀 인사한 것은 적절치 않았다고는 질책이 나왔다. 이 비판에는 정치적인 이유 역시 존재했으며 조용필의 일부 팬들에게도 이 같은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에 조용필 측 관계자는 29일 OSEN에 "기사가 나온 뒤 인사논란에 대해 인지했다"라면서 "하지만 조용필은 평소에도 그렇게 인사를 한다. 특정인을 의식했다거나 특별한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어 "조용필은 평소 길에서 팬들을 만나더라도 똑같이 대한다. 항상 누구에게나 같은 자세로 인사한다. 그렇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즉 조용필에겐 평소대로 인사한 것이 죄라면 죄가 됐다. 그의 90도 인사 습관은 이미 팬들에게는 유명한 것이라 거짓이 아니다. 항상 깍듯하게 고개를 숙이는 그의 인사법이 하지만 특정 대상(김 위원장)을 만나자 문제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조용필이 신중하지 않았던 것일까. 오히려 인사받는 대상을 의식하고 평소와 답지 않게 '고개를 덜 숙여' 인사했어야 맞는 것일까.
분명한 것은 이른바 90도처럼 허리를 숙인 인사가 굴욕적이라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인식이라는 것이다. 고개를 숙임으로써 반대로 자신을 높일 때도 있고 '서로에 대한 존중'의 의미를 의미를 확인하는 것이자 한 나라의 정상에게 보이는 기본 예우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머리를 얼마나 많이 숙이는가가 아니라 인사하는 사람이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했냐이다. 감동적이고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한 자리인 만큼 영광과 감사의 표현이 평소 습관이었던 깍듯한 인사로 그대로 전해졌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용필은 지난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만찬에 참석했고, 행사를 마친 후 북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동하는 김 위원장 부부와 만났다. 그는 반가워하며 허리를 깊이 숙인 채 인사를 했다. 이후 조용필은 문재인 대통령 내외에게도 동일한 모습의 인사를 했다. /nyc@osen.co.kr
[사진] OSEN DB,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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