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국내에서 예견된 폭풍 흥행몰이 중이다. 마블 스튜디오 10주년을 장식하는 작품인 만큼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는 가운데 그간 타 대작들과 마찬가지로 독과점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분위기다. 그 와중에 분명한 것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경쟁작 부재가 안타깝다는 사실이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역대 최고 오프닝에 이어 개봉 2일째 100만, 개봉 3일째 200만, 개봉 4일째 300만, 개봉 5일째 오전 400만 돌파까지 역대 흥행 신기록을 경신 중이다. 이는 역대 최단 기간 흥행 속도로 '명량'과 '택시 운전사'만이 유일하며, 마블 영화 중에서도 천만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보다 빠른 흥행 속도를 기록, 파죽지세로 새로운 흥행 신기록을 추가하고 있다.
앞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개봉 전부터 예매율 95%를 돌파하며 그 위용을 드러냈던 바. 극장들은 자연스럽게 이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상영관을 전부 내주게 됐다.
개봉 첫 날인 25일에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2461개의 스크린을 가져가며 상영횟수는 1만 1430회를 나타냈고, 사흘 후인 28일에는 2553개의 스크린에서 1만 3183번의 상영횟수를 기록했다.
독식에 가까운 수치이지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개봉을 피해 타 영화들이 개봉을 앞당기거나 미룬 것도 사실이다. 오죽했으면 한국영화 '살인소설'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같은 날 개봉해 맞대결하는 것이 화제가 됐을 정도.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와의 팽팽한 대결이 애초에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다른 경쟁작들이 '알아서 비켜준' 상황에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아닌 다른 영화를 볼 기회를 제공하라는 말은 무의미한 외침과도 같다. '살인소설'이 좀 더 관객의 호응을 받고 힘을 써줬으면 분위기가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에 이어 지난 12일 개봉한 '그날 바다'가 1만 4,775명의 관객을 모아 2위를 장식한 것은 다양성이 차단됐다기 보다는 스스로 다양성을 포기한 현 극장가의 상황을 단면으로 보여준다. 역시 12일 개봉한 '램페이지'가 3위에 랭크됐고 '살인소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각각 4, 5위로 그 뒤를 이었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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