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예쁜 누나' 길해연, 엄마라서 이해하지만 이해 못하겠다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8.04.29 09: 56

엄마라서 이해하지만 이해 못하겠다. '예쁜 누나'의 엄마 김미연(길해연 분)을 보는 시청자들의 시선이다.
지난 28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이하 '예쁜 누나')에서는 윤진아(손예진 분)와 서준희(정해인 분)의 관계를 알고 이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진아의 엄마 김미연의 모습이 그려졌다. 엄마는 잔잔한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악역(?)이 된 셈이다.
준희와 진아는 미연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 둘의 관계를 고백했다. 이에 미연은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뒷목을 잡으며 분노를 터뜨렸다. 둘 사이를 결사반대하는 미연에 맞서 진아는 "하늘이 두 쪽 나도 준희 만날 것이다"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고, 미연은 이런 진아를 때리기까지 했다.

미연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준희의 누나 서경선(장소연 분)을 찾아가 그에게 둘 사이를 갈라놓을 것을 종용했다. 미연은 경선에게 “그 아이들이 정 좋게 지내다 착각해서 그러는 거 같아서 그런다. 이성적으로 벌인 일 같냐”라고 말했고 이에 경선은 "저희들이 좋다는데 어쩌겠냐”고 받아쳤다. 하지만 김미연은 “준희 아직 철부지다. 잘 잡아줘야 한다. 네가 준희 인생 바르게 끝까지 책임질 거라 하지 않았냐"며 경선을 은근히 몰아세웠다. 경선은 미연의 속내를 알고 속상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고 이런 경선을 보는 진아의 마음은 찢어졌다. 
결국 팔은 안으로 굽게 되는 엄마의 속내다. 미연은 그간 경선-준희 남매에게 애틋하긴 했지만 이들을 은근 무시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진아가 결국 준희와 결혼단다면 진아가 그 배다른 동생들을 다 책임져야 할 것이란 생각도 했다. 이런 준희를 떠올리다 "언감생심 어디다가"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엄마라서 이런 미연의 행동이 일면 이해가면서도, 반대로 엄마이기에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아이러니한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다. 
자신의 딸을 더 좋은 환경에 시집보내고 싶은 엄마의 마음. 단 한번도 사윗감이라 생각한 적도 없고 생각하기도 싫은 '아이'가 자신의 딸과 사귀자 느껴지는 위협감은 엄마를 '미치게' 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자식에 대해서는 이 세상에 속물 아닌 부모는 없다'라며 미연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는 의견들도 상당하다.
그러나 이런 자식을 둔 엄마이기에, 항상 준희를 '아들 같다'라고 말해왔던 엄마이기에 두 사람을 이토록 반대하는 것이 일면 소름을 돋게 만든다는 반응들도 많다. 미연이 그간 결혼에 대해서는 속물적 근성을 익히 보여왔긴 했지만 연애-결혼을 두고는 이토록 이기적인 모습을 보일지는 몰랐다는 반응도. 준희를 위하는 척 아들같다고 하면서 결국 내 자식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내 자식 바보'였던 것이 미연의 초상이다. 나중에는 어떤 캐릭터의 변화를 겪을지 모르겠지만.
모든 엄마의 속마음은 어느 정도 저런 것일까, 아니면 미연은 한 극단의 캐릭터일까. 결혼과 모성에 대해 또 다른 생각을 던져주는 드라마다. /nyc@osen.co.kr
[사진] JTBC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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