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꿈의 제인'을 만든 조현훈 영화 감독에 대한 미투가 등장했다. 조 감독은 "술이 취해 기억이 없다"라면서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조 감독은 지난 27일 자신의 SNS에 "우선 나로 인해 힘겨운 시간을 보내셨을 피해자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라며 2013년 영화제 뒤풀이 자리에서 발생했던 성추행 사건에 대해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어 그는 "폐막 뒤풀이 자리에서 술에 취해 기억을 잃었고, 그 자리에서 제가 피해자 분께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다른 지인으로부터 듣고 알게 되었다. 다음 날 연락드리고 사과의 마음을 전달하려 했고 이후 올해 다시 사과를 드리려 하였지만, 그것 역시 피해자 분께 부담과 고통이 되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돌이켜보니 제가 사려깊지 못했었다. 정말 죄송하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또한 그는 "앞으로 일체의 공식 활동과 작업을 중단하고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갖겠다. 피해자 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라고 말했다.
조 감독의 성추행 사건은 최근 한 영화잡지를 통해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조 감독은 자신의 단편영화 '서울집'(2013)이 상영됐던 2013년 인디포럼 기간에 제보자 A씨를 알게 됐고, 폐막식 날 새벽까지 이어진 술자리 뒤풀이 현장에서 같은 테이블에 동석했다. 그러다가 조 감독은 맞은 편에 있던 A씨의 가슴을 만졌다.
당시 주변 사람들이 조 감독의 행동을 제지하고 나서야 그는 A씨의 가슴에서 손을 뗐다는 전언이다. 이 광경을 목격한 다른 여성감독들이 그를 호되게 질책했지만 조 감독은 여전히 정신을 잃고 몽롱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고 A씨는 전했다.
조 감독은 2017년 영화 '꿈의 제인'의 시나리오와 연출, 제작을 맡았고 이 영화는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받는 데 성공했다. 영화는 42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을, 조 감독은 제17회 디렉터스컷 시상식 올해의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또 조 감독은 씨네21 선정, 올해의 신인감독으로 꼽히기도 했다.
기대주 감독으로 각광받던 그는 이처럼 과거의 잘못으로 인해 명예가 실추됐으며 앞으로의 활동에도 제약을 받게 됐다. 다만 은퇴가 아닌 자숙·반성이란 점에서 조 감독은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컴백할 것으로 예상된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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