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늘 여기에 김장하러 모인 거야. 배추를 잘 씻고 소금에 잘 절이고 잘 버부려서 땅에 묻기만 하면 돼."
시체유기를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여성이 또 있을까. '미스트리스'로 첫 장르물에 도전한 한가인은 대범하고 강렬했다.
지난 28일 첫 방송된 OCN 새 토일드라마 '미스트리스'(극본 고정운 김진욱/ 연출 한지승) 1회에서는 한 남성의 시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논의하는 장세연(한가인 분), 김은수(신현빈 분), 한정원(최희서 분), 도화영(구재이 분)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네 여성은 의문의 남성을 살해한 뒤 이를 은폐하기 위해 논의했다. 특히 장세연은 "평소 내 성격대로라면 저거 먼저 치워야 하지 않을까? 더 썩기 전에"라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 시간이 흘러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네 여성의 모습이 공개됐다. 먼저 한정원은 아이 갖기에 혈안이 된 남편 황동석(박병은 분)과 점심시간에 모텔에서 시간을 보내다 동료 교사 권민규(지일주 분)에게 들키고 말았다. 권민규는 이를 교감에게 이르지 않는 대신 다소 짓궂은 제안을 했고 한정원은 분노하면서도 블라우스를 풀며 "이제 됐냐"고 소리쳐 시선을 모았다.
정신과 전문의 김은수도 환자 차선호(정가람 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차선호는 그가 불륜을 저질렀던 차민재(이해영 분)의 아들이었고 "내연녀가 아버지를 죽였다", "내연녀를 찾아 죽이겠다" 등의 발언을 해 김은수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로펌에서 사무장을 맡고 있는 도화영은 불륜 사건 의뢰가 들어와 의뢰인 남편인 강태오(김민수 분)의 뒤를 밟았다. 하지만 도화영은 강태오를 알고 있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강태오 또한 도화영을 얼굴을 보곤 곧바로 알아봐 두 사람 사이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끝으로 장세연은 남편의 죽음 이후 홀로 딸을 키우며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사이 딸과 같은 유치원 학부모 한상훈(이희준 분)의 데이트 신청이 들어오기도 했다. 그러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전화가 계속해서 장세연에게 걸려와 그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어 다시 살인 사건 현장이 등장했고, 장세연은 패닉에 빠진 친구들에게 "우리는 오늘 여기에 김장하러 모인 거야. 배추를 잘 씻고 소금에 잘 절이고 잘 버부려서 땅에 묻기만 하면 돼"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그는 "저놈은 우릴 속이고 기만하고 게다가 죽이려고 했어. 대가를 치른 거야"라고 말해 의문의 남성이 살해당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고조시켰다.
이날 한가인은 6년의 공백을 가늠하기 힘든 자연스러운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미스트리스'는 한가인의 첫 장르물이라는 점에서, 일단 첫 발은 성공적으로 내디뎠다는 평이다. 더욱이 한가인이 맡은 극 중 장세연은 네 명의 친구들 중 가장 수수해 보이면서도 위기의 순간에는 대범하고 강렬한 대사를 던져 스토리를 이끌고 있는 상황. 이에 과연 장세연과 친구들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nahee@osen.co.kr
[사진] '미스트리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