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데뷔 20년차인 배우 손예진. 데뷔 후 연기력 논란 한 번 없었고 멜로부터 스릴러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을 소화한 그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새삼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지난 27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극본 김은, 연출 안판석) 9회분에서는 진아(손예진 분)가 아빠 상기(오만석 분)에게 준희(정해인 분)와의 관계를 털어놓는 내용이 그려졌다.
진아는 상기 앞에 무릎을 꿇고 얘기를 시작하려다 갑자기 눈물을 터뜨렸다. 말을 하지 못할 정도로 진아는 꺽꺽 울었고 그렇게 울다 눈이 빨갛게 되고 붓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 장면이 시청자들에게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드라마가 아니라 실제 손예진이 울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손예진의 오열 연기가 시청자들에게 인상적이었던 건 그간 시청자들이 봐왔던 눈물 연기와는 다른 느낌이었기 때문.
작품에서 여배우들이 우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데 종종 시청자들이 여배우들의 눈물 연기에서 받는 느낌은 ‘계산된 눈물’이었다.
그런데 손예진의 눈물 연기는 확실히 다르다는 반응이다. 실제 상황이라는 착각이 들 만큼 손예진은 리얼한 연기를 펼쳤다. 무엇보다 진정성이 담긴 연기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건 그의 부은 눈이었다. 얼굴이 빨개지고 눈이 부을 정도로 우는 손예진은 여배우로서 예쁘게 보이겠다는 생각은 아예 버리고 진아의 마음 그 자체를 표현하려는 모습이었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진아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해 진아를 응원하고 진아의 눈물에 가슴 아파한다. 손예진의 연기력에 새삼 놀라게 하는 장면이었다. 이렇게까지 생활연기를 잘하는 배우였나라는 생각까지 들게 할 정도였다. 그야말로 날 것 그대로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이 실제인지 드라마인지 착각하게 하고 있다.
손예진은 최근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보통 멜로드라마, 멜로 영화를 찍을 때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생각하는 신에서 예쁜 장소에서 이런 대사를 하고 이런 눈빛으로 쳐다보는 등 만들어져있는 연기를 한다. 키스신도 ‘무슨 키스’라고 정형화돼있는 것들이 있는데 우리 드라마는 예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리얼 그 자체, 연인들이 하는 대화, 날 것 그대로의 대사,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누구나 연애하면서 한 번쯤 해왔던 말이나 행동을 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멜로드라마, 영화에 출연하면서 어느 정도 짜인 틀에서 연기했다면 지금은 마음껏 자유롭게 연기하고 제약이 없어서 연기하면서도 너무 재미있고 설렌다”고 밝힌 바 있다.
시청자들이 헷갈려 할 정도의 리얼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손예진.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그의 연기력에 다시 한 번 감탄하게 하는 드라마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