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예슬·병원, "봉합수술 전념"..사고 원인 'VIP신드롬' 제기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8.04.24 11: 01

배우 한예슬의 의료사고 파장이 상당한 가운데 한예슬과 병원은 일단 치료에 집중할 계획이다. 여기에 해당 의료사고 원인이 'VIP 신드롬'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예슬의 의료 사고는 본인이 이를 SNS에서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한예슬은 지난 20일 자신의 SNS에 "지방종 제거 수술을 받다 의료사고를 당했다. 수술한 지 2주가 지났는데도 병원에서는 보상에 대한 얘기는 없고 매일매일 치료를 다니는 제 마음은 한없이 무너진다. 솔직히 그 어떤 보상도 위로가 될 것 같진 않다"고 전해 보는 이를 놀라게 했다.
글과 함께 올린 사진에는 흉터로 남을 듯한 큰 수술 부위가 담겨 있어 보는 이들을 경악케 했다. 직업이 배우인 한예슬에게는 치명적인 사고가 될 수 있어 보였다.

파장이 커지자 이후 집도의인 강남 차병원 외과 이지현 교수가 직접 의학박사 홍혜걸이 진행하는 온라인 의학채널 ‘비온뒤’에서 생방송으로 출연해 사고 경위를 설명하며 사과를 전했다. 
이 교수는 "(한예슬의) 지방종은 5~8cm로 다소 큰 크기였고, 밖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지방종은 원래 바로 위에 절개를 넣으면 제거가 쉽다. 하지만 환자가 배우이고 해서 상처를 가리기 위해 아래쪽으로 파고 떼어내려고 했다"라며 "조수가 밑에서 땡겨주면 제가 박리를 한다. 전기칼로 해나가는데 박리를 해나가다 피부를 안에서 뚫은 거다. 피부를 박리해서 들어가면 피부 선을 타고 박리해 들어가야 하는데 들고 하다보니 그 위를 친 거다. 제가 판단을 좀 잘못했다"라고 자신의 과오를 인정했다.
이 교수는 더불어 "수술이 끝나자마자 한예슬의 보호자에게 '떨어진 피부를 다시 봉합했기 때문에 앞으로 상처가 날 수 있다. 피부결손 손상을 입혔다'라고 시인했다"고 전했다.
한예슬은 이후 화상피부 전문 재생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계속하는 가운데 23일 다시금 심각해보이는 수술 부위 사진을 추가로 공개해 관심을 환기시켰다. 역시 '마음이 무너진다'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표현했다. 
해당 사진이 또 한번 큰 화제를 모으자 부담을 느낀 차병원 측은 이에 "(한예슬은)성형외과적 치료를 통해서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의 관점에서 볼 때는 매우 심각해보이기 때문에 한예슬 씨가 받을 심적 고통이 몹시 클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하며, 그 점에서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뜻을 밝힌다. 그러나 정교한 성형외과적 봉합기술을 적용해 현재 드러난 상처부위의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성형외과 전문의의 조언이다. 한예슬씨가 전문적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예기치 않게 피해와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다시 한번 사과 드리며, 책임 있는 의료기관으로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임을 약속 드린다"라는 공식입장을 전하며 재차 사과했다.
이번 의료사고는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까지 올라온 상황. 그 만큼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한예슬은 그래도 많은 팬을 거느린 유명인, 이른바 VIP이기에 사과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크다. 
이런 가운데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하트웰의원 원장)은 한예슬의 의료사고는 'VIP 신드롬' 때문이라고 자신의 의견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배우이자 유명인인 환자의 흉터를 줄이기 위해 위험 부담이 큰 수술을 시도하다가 실수를 해 안타까운 결과를 낳았다는 주장이다.
37대 대한의사협회장을 지낸 노환규 하트웰의원 원장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한예슬씨 의료사고와 VIP 신드롬’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며 "의사들도 처음에는 '어렵지 않은 수술인데 어쩌다가 이런 일이 생긴 거지? 안타깝다'라는 반응이 주였다. 그런데 후속 기사가 나오고 상황을 이해했다. (한예슬의) 혹을 가장 손쉽게 제거하는 방법은 혹이 있는 위치의 바로 위를 절개하는 것이다. 그러자니 흉터가 보일 것 같다고 생각한 집도의는 '기술적으로 까다롭더라도 혹의 아래쪽을 절개하면 브래지어 라인에 걸쳐 흉터가 안 보이도록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이 같은 수술 방법을 선택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환자에게 더 잘 해주려다 더 나쁜 결과가 발생한 것이라는 분석. 노 원장은 "병원에서 종종 발생하는 전형적인 'VIP 신드롬'이라 할 수 있다. 결과가 좋은 경우 환자에게 '환상적으로 좋은 수술방법'이 되지만, 결과가 나쁜 경우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재앙이 되는 'VIP 신드롬'이 시행되는 이유는 확률 때문"이라며 "결과가 좋을 확률이 결과나 나쁠 확률보다 높다고 판단될 때, 의사들은 환자를 위한 방법을 선택하는 유혹을 받는다. 그 방법을 선택하고 결과가 좋으면 의사 혼자 만족하고 기뻐한다(결과가 좋아도, 환자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큰 혜택을 받았는지 대부분 모른다)"라고 전했다.
또한 "한예슬이 겪은 것은 의료사고가 맞다. 환자는 물론 의료진도 원치 않은 결과가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의료사고가 맞는 것"이라며 "그래도 그 의도는 선한 것으로 보인다. 그 선한 의도가 결과의 책임에 대한 면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래도 선한 의도는 선한 의도대로 인정 받고 감안되기를 바란다"는 나름의 바람도 덧붙였다. /nyc@osen.co.kr
[사진] OSEN DB, 한예슬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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