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투타 모두 분석’ 오타니, 이도류 첫 위기 왔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04.21 10: 00

오타니 쇼헤이(24·에인절스)의 이도류 도전에 첫 위기가 찾아왔다.
LA 에인절스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애너하임 에인절스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18시즌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에게 2-8로 졌다. 에인절스(13승 6패)는 보스턴과 시리즈 3경기서 모두 대패했다.
3연전 기간에 오타니는 선발투수와 지명타자로 모두 출전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18일 오타니는 선발로 나서 2이닝 4피안타 2볼넷 1삼진 1피홈런 3실점하며 조기에 강판당했다. 지명타자로 나선 20일에는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부진했다. 그는 선발타자로 나선 8경기 만에 안타를 하나도 못 친 경기를 했다. 오타니의 타율은 3할6푼7리에서 3할2푼4리(34타수 11안타)로 떨어졌다. 

▲ ‘마구’ 스플리터, 물집으로 제구 제한
오타니는 최고시속 160km를 찍는 광속구를 갖고 있다. 여기에 140km대 뚝 떨어지는 스플리터를 동시에 던진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까지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제구만 잘 된다면 타자로서 손 쓸 방법이 없었다. 특히 메이저리그서 흔치 던지지 않는 스플리터는 ‘마구’ 소리까지 들었다.
하지만 약점도 있다. 스플리터 구질은 팔꿈치에 무리가 가고, 물집이 쉽게 잡힐 수 있다. 오타니는 18일 등판에서 2회 오른손 중지에 물집이 잡혀 조기에 강판당했다. 스플리터는 물론 다른 구종도 전혀 제구가 되지 않았다.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넣지 못한 오타니는 카운트가 불리하게 몰렸고, 결국 볼넷을 주거나 안타를 맞았다.
꼭 물집이 아니라도 오타니의 볼배합 등 투구패턴도 어느 정도 노출됐다. 1회초 선두타자 무키 베츠는 오타니의 낮은 156km 직구를 받아쳐 홈런을 만들었다. 오타니의 공이 아무리 빨라도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못 칠 정도는 아니다. 보스턴 타자들은 오타니 제구의 문제점을 빠르게 공유했고, 2회 두 개의 볼넷을 얻어 그를 무너뜨렸다.
▲ 집요한 몸쪽 승부와 극단적 ‘오타니 시프트’
보스턴은 오타니에 대비한 시프트를 걸었다. 좌타자인 그가 당겨서 치는 것을 대비해 3루수를 유격수 위치까지 옮겼다. 그물망이 더욱 촘촘해진 것. 결국 오타니는 2회 유격수 땅볼에 잡혔다. 이제 보스턴뿐 아니라 다른 팀들도 ‘오타니 시프트’를 따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프트를 걸면서 투수들은 오타니와 철저하게 몸쪽 공으로 승부하고 있다. 오타니가 삼진을 당했던 구종은 몸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많았다. 오타니는 타이밍을 전혀 잡지 못해 헛스윙을 연발했다. 설령 건드려도 내야 땅볼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경기 후 오타니는 “평소에 체인지업이 못 치는 구종은 아니다. 하지만 오늘 본 구질은 뭔가 달랐다. 처음 보는 체인지업이었다”고 밝혔다. 앞으로 오타니도 몸쪽 공에 대해 대비를 하겠지만, 상대 역시 철저하게 몸쪽 공을 던질 가능성이 높다.
▲ 투타겸업, 역시 쉽지 않은 일정
오타니는 18일 투수로 던진 뒤 19일 온전히 휴식을 취했다. 20일에는 지명타자로 나왔다. 타격훈련을 충분히 하고 상대투수에 대해 연구할 시간이 적었다. 중지에 물집까지 잡히면서 타격에서 어려움이 가중됐다. 오타니는 쉬는 시간에 장갑을 벗고 수시로 손가락 상태를 살피는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오타니가 투타겸업을 하는 이상 이런 상황은 자주 나올 수밖에 없다.
오타니는 “투수에 집중하느라 타격연습은 많이 하지 못했다. 등판일 후에 타격연습을 했다. 일본에서도 그렇게 했다. 리듬을 유지하기 어렵다. 투구 후에는 다들 힘들다. 타자에 대해 매일 공부도 해야 한다. 하지만 일본에서나 미국에서나 훈련만 약간 다르고 타격과 투구에 대한 일정은 같다”면서 투타겸업을 계속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애너하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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