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 며느리들이 사는 곳, 정말 '이상한 나라'인가요?
OSEN 정지원 기자
발행 2018.04.20 13: 04

며느리들이 사는 곳이 분명 '이상한 나라'임은 맞는 것 같지만, 너무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 '이상한 나라'가 결코 이상하지 않은 현실이다. 
19일 방송된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서는 이 시대의 며느리 박세미 김단빈의 이야기가 가감없이 그려졌다. 
방송 내용은 충격에 가까웠다. 제왕절개로 첫째를 출산한 박세미는 둘째 출산 시에도 제왕절개를 해야 자궁파열의 위험성이 없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으나, "제왕절개로 출산하면 아이 아이큐가 떨어진다"며 막무가내 자연분만을 요구하는 시아버지의 말에 결국 눈물을 쏟았다. 

김재욱은 "한 두 시간만이라도 (자연분만을) 시도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말해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산모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그저 문제 해결에만 급급한 모습이 많은 이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김단빈 역시 마찬가지.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식당일을 하던 김단빈이 손 부상으로 병원에 가겠다고 하자, 시어머니는 "야간진료를 이용해라"고 차갑게 말했다. 속상하고 서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제 딸이라면 저렇게 대꾸했겠냐'는 시청자들의 분통 터지는 소리가 온라인 각지에서 나오고 있다.
분명 프로그램 명은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다. 하지만 이 사연에 모두가 함께 분노하고 또 공감한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들을 보여주고 있지만, 수많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 참으로 많은 이들이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대중의 공감을 얻은 이 프로그램은 순식간에 정규편성을 결정지었다. 빠르면 6월 정규 첫 방송이 가능할 전망이나, 다른 프로그램 개편과 맞물려 변동 가능성도 있다. 
제작진은 "며느리 뿐만 아니라 여성, 가족 문제 등 사회적인 차별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일단 대중의 머리 속에 이 프로그램은 '막장드라마 못지 않은 극 현실주의 예능'으로 자리매김한 상황이다. 끊임없이 논란이 나오는 화제작이자 문제작이다. 
'이상한 나라'에 사는 수많은 며느리들을 대표해 등장한 두 명의 며느리. 이들은 과연 시댁과의 갈등을 원만히 풀어낼 수 있을까. 또 제작진은 본 취지와는 분명 다른 흐름으로 가고 있는 이 프로그램에서 사회적 문제를 제대로 꼬집어낼 수 있을까.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들이 어느 때보다 이 프로그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jeewonjeong@osen.co.kr
[사진]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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