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초현실공감다큐vs문제작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8.04.20 11: 05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방송될 때마다 크게 화제가 되고 있다. 두 가지로 이슈가 되고 있는데, 첫 번째는 며느리들의 시집살이를 현실 그대로 담아 시청자들의 깊은 공감을 사며 뜨겁게 주목받고 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고부갈등을 너무 리얼하게 보여줘 결혼에 대한 거부감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결혼 이후 여성에게 보다 많은 책임과 희생을 요구하는 이 사회의 불합리한 관행을 과감하게 꼬집어낼 신개념 리얼 관찰 프로그램.
지난주 첫 방송 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아직도 이런 집이 있나?’라는 반응이 있을 정도로 며느리들의 삶은 생각했던 것보다 처절했다.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눈치를 보고 만삭의 몸으로 명절 음식을 준비해야 하고 손이 다친 며느리에게 빨리 식당으로 오라고 보채는 시어머니 등의 내용은 며느리 시청자들을 분노케 했다.

지난 19일 방송에서는 개그맨 김재욱의 아내 박세미가 자연분만을 하면 자궁파열이 될 수 있어 의사는 제왕절개를 하라고 했고 이를 시부모에게 알렸다. 그런데 시아버지의 반응은 자연분만을 하라는 것이었다. 이유는 아이 때문이었다. 며느리의 건강은 생각하지도 않고 아이의 아이큐, 아토피 등을 위해 자연분만을 하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지금 시대에 저런 시월드가 있나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많은 네티즌은 “우리 집을 보는 것 같았다”, “연출은 무슨 저런 시댁 아직도 많다”, “실제로는 더한 집도 많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들의 이 같은 반응은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보여주고 있는 며느리들의 삶은 방송을 위한 대본이 아니라 현실 그 자체였다는 뜻이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다루는 며느리의 삶은 볼수록 화가 난다는 반응이지만 네티즌들은 이 방송을 계기로 시월드가 변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다. 며느리에 대한 시댁의 인식변화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반면에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문제작이라는 반응도 있다. ‘비혼’을 조장한다는 것. 요즘 결혼도 개인의 판단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돼있긴 하지만 이 방송을 보고 더 결혼하기 싫어졌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기 때문.
일부 네티즌들은 “시댁이 저럴까봐 결혼하기 싫다”, “방송 보니 혼자 살고 싶다”, “혼자 사는 게 낫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관계도 인간대 인간의 관계이고, 누구 하나가 일방적으로 잘 보여야하는 관계는 아니다. 시어머니도 며느리에게 예의를 지키고, 며느리도 시어머니에게 예의를 지키면서 서로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의 제작진.
이 프로그램이 며느리의 삶을 리얼하게 보여주며 크게 공감을 얻고 있는 한편 미혼 시청자들이 결혼에 대한 의지가 꺾이고 결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kangsj@osen.co.kr
[사진]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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