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내 인생’으로 주목받았고, ‘곤지암’으로 인정받았다. 현재 방송 중인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황금빛 내 인생’, 그리고 ‘곤지암’으로 발견된 배우 위하준을 증명하는 자리다. 내 동생을 보는 듯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는 위하준의 이름 석 자를 시청자들에게 또 한 번 각인시켰다.
위하준은 최근 영화 ‘곤지암’(정범식 감독)으로 단숨에 충무로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영화 속에서 호러타임즈의 공포 체험 대장 하준 역을 연기한 위하준은 영화의 반전까지 담당하며 250만 관객을 돌파한 ‘곤지암’의 흥행을 이끌었다.
‘곤지암’은 이례적으로 7명의 주연 배우들이 모두 신인으로 캐스팅됐다. 개봉 이후에는 영화의 극적 리얼리티를 살린 ‘신의 한 수’ 캐스팅이라 극찬 받았지만, 개봉 전에는 기대만큼이나 우려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 위하준 역시 모두가 새로운 얼굴로 꾸려진 ‘곤지암’의 흥행을 예상치 못했다고.
“영화가 잘 돼서 신기해요. ‘곤지암’ 배우들도 전혀 예상하지 못 했거든요. 매일 관객수를 얘기했죠. 지인들 반응 캡처해서 서로 좋아하면서 공유하기도 하거든요. 사실 욕심을 많이 내서 100만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아니, 개봉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웃음). 생각보다 정말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셔서 신기하고 얼떨떨해요.”
위하준은 ‘곤지암’으로 처음 스크린 주연이라는 빛나는 타이틀을 장식하게 됐다. 주인공의 어린 시절이나 이름 없는 인물을 연기했던 영화 필모그래피에 당당히 주연이라는 훈장을 달게 된 것.
위하준은 “7명이 모두 주연인 영화긴 하지만, 주연이라는 타이틀 자체가 너무 큰 부담이었다. 제게는 어려운 도전이었다”며 “개봉해서 많이들 관심을 가져 주시니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위하준이 연기한 호러타임즈 대장 하준은 겉과 속이 다른 인물이다. 한없이 좋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위험한 욕망에 사로잡힌 인물. 기이한 상황의 연속에도 돈을 위해 호러타임즈 멤버들을 위기에 빠뜨리는 하준을 연기한 위하준은 돈 앞에 눈이 멀어버린 탐욕적인 인간 군상을 완벽하게 표현해 냈다. ‘빌런’에 가까운 연기에 ‘곤지암’을 본 관객이라면 위하준이 연기한 하준 역을 미워할 수밖에 없다. 위하준은 자신에게 쏠리는 따가운 시선과 욕마저도 감사하다.
“댓글로 제 욕을 엄청 많이들 하시더라고요. 살면서 먹어본 욕 중에 가장 기분 좋아요. 심한 말도 진짜 많거든요. 그런데 그게 다 칭찬처럼 들리고 뿌듯해요(웃음).”
공포 체험의 대장이지만, 화면을 보면서 멤버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역할인 탓에 위하준은 ‘곤지암’의 대부분을 혼자서 찍어야만 했다. 공포체험 분량은 호러타임즈를 연기한 오아연, 박지현 등이 따로 촬영을 하고, 위하준 역시 천막 베이스캠프에서 멤버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연기를 개별적으로 촬영했다.
위하준은 “제가 조금이라도 현장을 느끼고 더 몰입할 수 있도록 감독님이 다른 배우들이 먼저 찍은 분량을 가편집본으로 보여주시기도 했다. 그런 배려가 너무 감사하더라”며 “‘곤지암’을 찍으면서 생각처럼 연기가 잘 안돼서 제 스스로에게 너무 화가 난 적도 있었다. 부담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럴 때 다른 배우들이랑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스스로를 향한 의문과 불안 속에 찍었던 ‘곤지암’은 관객들의 선택을 받았고, 이제는 자신에게 자랑스러운 이름이 됐다. 250만 관객의 선택으로 흥행 KS 마크를 꾹 찍은 위하준은 주위의 반응에서 영화의 인기를 실감한다는 설명이다.
“지인의 지인까지도 ‘영화 너무 잘 봤다’고 연락이 와요. 뿌듯하죠. 드라마 촬영장 가면 (손)예진 선배님도, (정)해인이 형도 너무 축하한다고 늘 말해요. 대장님이라고 불러주는 분들도 있거든요. 대장님이라는 말이 너무 기분이 좋아요. 한편으로는 창피하긴 한데, 뿌듯하고 기뻐요.”/mari@osen.co.kr
(Oh! 커피 한 잔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