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영화 '그날, 바다'의 의미있는 흥행에 정우성이 있었다.
'그날, 바다'를 제작한 김어준과 연출한 김지영 감독은 17일 서울 아트나인에서 열린 영화 '그날, 바다'(김지영 감독) 상영보고회에 참석해 내레이션으로 참여한 정우성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정우성은 '그날, 바다'의 내레이션을 맡아 영화에 의미를 더했다. 특히 정우성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영화의 취지에 적극 동감해 흔쾌히 노 개런티로 내레이션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성과 '그날, 바다'의 만남은 김어준의 아이디어였다. 김어준은 "내가 내레이션을 제안했다. 내레이션에는 배우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배우 중에 목소리의 힘이 있는 첫 번째 후보가 정우성이었다"고 정우성에게 내레이터 역할을 요청한 이유를 밝혔다.
정우성은 김어준의 부탁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날, 바다'의 내레이터를 자청했다. 김어준은 "정우성에게 전화를 했고, 세월호 영화인데 내레이션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2초만에 수락했다. 어떠한 조건도 묻지 않고 대화가 끝났다. 너무 감사하다"고 영화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배우로서는 어려운 결단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우성은 기꺼이 '그날, 바다'의 내레이션을 맡았고, 노 개런티 출연에도 여러 차례 녹음을 진행하며 영화의 진정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김지영 감독은 "녹음을 시작했을 때 많은 에피소드가 있다. 세 번의 녹음을 했다. 처음 하고 영화를 다시 보고 정우성이 어떤 부분에 대해 다시 녹음을 하고 싶다고 해서 급히 다시 했다"며 "정확하진 않지만 처음에는 녹음을 12시간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다음에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다시 녹음해서 7~8시간을 했다"고 설명했다.
정우성의 열정은 모두가 만족하며 내레이션 녹음을 끝낸 다음까지 이어졌다. 김 감독은 "녹음을 끝내고 식사하며 수고했다고 하는 자리에서도 또 영화 얘기가 나왔다. 정우성이 뉘앙스를 잘못 표현한 것 같다며 다시 녹음해야 할 것 같다고 하더라. 믹싱실 대표님한테 다시 가서 녹음해도 되겠냐고 물었고, 먼저 일어나서 가버리니까 우리도 우르르 몰려 나갔다. 그렇게 특정 부분만 세 번을 녹음했다"고 정우성의 남다른 열의를 밝혔다.
김지영 감독은 정우성의 열정이 '그날, 바다'의 진심을 더욱 배가시켰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김지영 감독은 "그렇게 녹음해서 영화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 생각지도 않았던 좋은 효과를 느꼈다. 세월호에 관심이 있는 배우가 해서 만들어진 효과"라며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날, 바다'는 정우성의 내레이션에 힘입어 20만 관객을 돌파했다. 세월호 참사 4주기였던 지난 16일에는 관객들이 더욱 몰리며 누적관객수 20만 관객 고지를 넘었다. 이러한 '그날, 바다'의 성적은 정치시사 다큐멘터리 영화 사상 최고 오프닝으로, 최단 기간 10만 명을 돌파한 '무현, 두 도시 이야기'까지 넘은 성적이다. '그날, 바다'는 '공범자들'도 넘어서고 역대 정치시사 다큐멘터리 1위에 등극할 전망이다.
한편 '그날, 바다'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의 항로를 기록한 AIS를 추적해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침몰 원인에 대해 과학적인 분석과 증거로 접근하는 추적 다큐멘터리 영화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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